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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린이라면 내 예산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를 사세요” [부동산360]
부동산| 2021-03-20 05:01
유거상 아실 대표는 아파트는 지금 당장 사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최종적으로 정착할 아파트로 향하기 위해 계속 바꿔가는 재화임을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부동산은 스스로 최종 실거주할 목표 아파트까지 가기 위한 계속되는 물물교환과정입니다. 가격 상승기에도 내 집 한채가 있다면, 마음에 안정감이 생깁니다. ”(부동산정보 애플리케이션 ‘아파트실거래가’(이하 아실) 유거상 대표)

집은 사는(buy) 곳이 아니라 사는(live) 곳이라는 말은 절반의 진실이다. 부동산은 한국사회에서 가장 큰 치부(致富)의 수단으로 통한다. 집을 소유하지 않고 계속 전월세로 살기만 해서는 부동산으로 돈을 벌기 힘들다. 전세금으로 묶인 현금은 해가 갈 수록 계속 가치가 할인될 뿐이다.

유거상 아실 대표는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한다. 부동산을 ‘가격표가 변동하는 물건’으로, 부동산 매매거래를 ‘물물교환’이라고 칭했다. 애플리케이션 ‘아실’ 역시 자산으로서의 부동산을 구하는 수요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기획됐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자산으로서의 부동산을 깨달으며 첫 주택 매수에 나서는 수요자에게 “그 동네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가 현재 얼마에 거래되는지를 가장 먼저 체크해보라”고 말한다.

“설령 내가 사려는 아파트는 그 동네에서 저렴한 3억원짜리 아파트일지라도, 12억원 하는 대장 아파트가 지금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있는지부터 살피라는 뜻입니다. 형님이 올라야 동생들이 따라 오릅니다.”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는 단 하나의 뼈대 원리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상대적인 가격 저평가’라고 밝혔다. 이 동네가 저 동네에 비해 과거 가격 이력으로나, 입지로 보나 더 비싸야 하는데, 지금 역전돼 있거나 거의 따라 잡혀 있다면 더 오를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부산에서 제일 비싼 아파트인 삼익비치가 2년 전에 7억원대일때, 대전에선 제일 비싼 아파트인 크로바가 9억원대였죠. 하지만 부산이 대전보다 2억원이나 싼게 이상하잖아요. 이 말은 부산이 다른 광역시들에 비해 상당히 저평가돼있었단 뜻이죠. 그러면 시장은 알아서 정상화되어 갑니다. 지금은 대전이 34평 기준으로 11억이고 부산이 15억~16억원 정도 해요. 그런데, 경기도 과천 주공5단지가 16억~17억원 이거든요. 수도권이 지방에 따라잡힌거죠. 다시 상대적으로 수도권이 싸보입니다. 이젠 어디가 오를까요.”

현재 주택을 매도하고 좀 더 비싸고 살기 좋은 아파트를 매수하는 과정을 흔히들 ‘갈아타기’라고 한다. 유 대표는 갈아타기에는 부동산시장 상승기보다는 하락기가 기회의 시간이라고 언급했다. 물론 무주택자를 제외한 최소 1채 보유자에게 적용되는 말이다.

유 대표는 “상승기에는 내가 산 집보다 비싼 집이 더 가파르게 오르기 때문에 더 비싼 단지로의 이동이 힘들고, 교환과정에서의 세금도 오르기 때문에 움직이기가 쉽지 않다”며 “하지만 반대로 부동산 하락기가 오면 규제가 줄어들고 신기하게도 전에 비쌌던 아파트가 하락기에 가격이 더 많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압구정 현대5차 아파트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를 비교하자면 평상시에는 늘 압구정 현대가 앞서있었지만 2010년 하락장에서는 두 단지의 가격이 동일한 10억원에 거래됐던 사례를 거론했다.

‘아파트실거래가(아실)’ 애플리케이션 접속 시 홈 화면.

본인의 예산 내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를 고르라는 조언은 어째서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하락기에도 거래가 무난히 이뤄지는 아파트는 평상시 인기가 높아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대단지 아파트, 초품아, 역세권 이런 것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이미 다 가격에 선반영돼있어요. 비싼 아파트일수록 사람들이 실거주로 선호하는 곳이란 뜻이에요. 설사 심각한 하락장이 오더라도 이런 곳들은 거래가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습니다.”

유 대표는 부동산 투자를 시작할 때, 정치적인 요소와 경제학원론에 나오는 원리는 참고 정도만 해도 좋다고 생각을 밝혔다.

“어느 후보가 재개발, 재건축 빨리 해줄게, 공항 지어줄게 하는 것들은 집값이 오르는 데 있어서 아주 부분적일 뿐입니다. 또, 금리가 오르면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다는 단순 원칙을 강조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지난 노무현 정권 때를 돌아보면 금리가 엄청 올랐지만 부동산 가격은 오히려 올랐었죠.”

유 대표는 부동산 분야 공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애플리케이션 아실이 지역 내 최고가아파트, 실거래가흐름비교, 지역별 매물증감 등의 콘텐츠를 중심으로 제공하는 이유도 이용자들이 부동산을 자산으로 보고 접근하길 바라는 취지에서다.

“저도 그러했고, 많은 사람들이 버는 소득 중 상당부분을 월세 또는 전세대출 이자로 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공부를 안 하는게 말이 안 된다고 봤습니다. 저는 경매로 시작해 부동산 자문일을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자문으로 만나는 사람은 한정되지만, 플랫폼을 통하면 한계가 없어지잖아요.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공부해 볼 여지가 생길 수 있도록 아실을 창업했습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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