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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몇번이나 먹고” ‘단골 먹튀’ 리뷰에 사장님 속앓이
뉴스종합| 2021-03-21 21:03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리뷰 작성한다고 해서 서비스 드리면 먹기만 하고 리뷰는 안 남깁니다. 서비스 음식값도 만만치 않은데…”

일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들의 ‘리뷰 먹튀’에 음식점 점주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수시로 공짜 서비스 음식을 받고도 리뷰는 작성하지 않는 이른바 ‘먹튀 단골’이 적지 않다. 서비스를 주지 않는다고 벌점 테러를 하는 ‘진상’ 고객까지 천태만상이다.

배달 음식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업체들마다 적지 않은 비용 부담을 감수하고 리뷰 이벤트를 앞다퉈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서비스만 받고 리뷰를 남기지 않는 고객들이 많아 별다른 효과도 거두지 못한다.

리뷰 이벤트는 고객이 리뷰를 남기겠다고 요청하면 서비스로 음식이나 음료를 챙겨주는 것이다. 리뷰가 고객 주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상당수의 자영업자들은 단기간에 많은 리뷰를 확보하기 위해 리뷰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K씨는 “리뷰를 쓰지 않는 손님이 리뷰를 쓰는 손님보다 훨씬 많다”며 “서비스 음식인 음료도 500~1000원 이상으로 부담이 상당하지만,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본인을 자영업자의 가족이라고 밝힌 A씨가 공유한 고객 주문 화면. 상당수가 리뷰 이벤트에 참여하겠다고 요청했지만 실제 리뷰를 남긴 경우는 많지 않다고 A씨는 토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본인을 자영업자의 가족이라고 밝힌 A씨는 최근 고객들의 주문 현황이 담긴 화면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 ‘리뷰 이벤트에 참여한다’는 메모를 남긴 고객이 수두룩 하다. A씨는 “리뷰 이벤트에 참여하겠다고 남기고 서비스를 받아 간 고객은 많은데 리뷰는 이틀 전에 올라온게 마지막이다”며 “리뷰 이벤트 음식 값도 만만치 않게 들어가는데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리뷰 먹튀’가 빈번해지자, 일부 자영업자들은 서비스만 받아가고 리뷰를 작성하지 않는 고객에게 서비스를 더 이상 보내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리뷰 ‘별점 테러’로 돌아오기도 한다고 호소한다. 한 음식 점주는 “5번이나 리뷰 이벤트 서비스를 받아가고 리뷰를 남기지 않는 고객이 있어 더이상 서비스를 보내지 않았더니 ‘별점 1점’과 함께 불만 후기를 작성했다”며 황당해 했다.

이같은 ‘먹튀’에도 자영업자들은 속수무책이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배달 플랫폼은 사용자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 배달 앱의 특성상 자영업자가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자영업자들의 생존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고객들 또한 ‘매너’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자영업자는 “많은 고객들이 리뷰를 보고 주문을 결정하는데 리뷰가 없으면 인기가 없는 것 처럼 보일 수 있어 어쩔 수 없이 이벤트를 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sj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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