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지민 떡볶이·짜파구리...‘3B’와 함께 먹는 글로벌 간식
라이프| 2021-03-25 11:52
‘비비고 만두’는 해외시장 진출 초기부터 현지 유통업체를 공략하는 진출 전략으로 해외 소비자들에게 밀접하게 다가갔다. [CJ제일제당 제공]

2019년 6월, 방탄소년단 지민이 서울 동대문 시장의 포장마차에서 떡볶이를 먹는 사진이 공개됐다. 당시 현장에서 지민을 목격한 팬이 찍어 올린 이 사진 한 장에 심상치 않은 기류가 이어졌다. ‘국민 간식’ 떡볶이가 ‘글로벌 간식’으로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전 세계를 호령한 K콘텐츠 ‘3B(BTS, 봉준호, 핑크퐁 아기상어)’와 함께 K푸드가 훨훨 날고 있다. 한 때는 K푸드 반열엔 명함도 내밀지 못했던 떡볶이는 물론 이 분야의 강자이자 ‘K푸드 삼총사’로 불리는 김치, 만두, 라면에 이어 농식품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K푸드’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전문가들은 “K팝, K드라마, K무비 등 한류 열풍의 영향으로 사람들의 관심이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확장되며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최근 2~3년 사이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봤다.

▶ ‘K푸드 삼총사’ 유례없는 성장=K푸드를 향한 세계인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폭발적이다. ‘K푸드 삼총사’인 김치 만두 라면의 수출은 ‘역대 최고’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김치 수출액은 지난해 약 1억4400만달러(한화 1632억8160만원)로 2016년 대비 80% 넘게 늘었다. 역대 최고치다.

‘김치 한류’의 중심엔 대상 종가집이 있다. 종가집의 지난해 김치 수출액은 2018년 대비 59% 늘었다. 2018년 3700만 달러(약 419억 5000만 원)에서, 2020년 5900만 달러(약 669억 원)로 증가했다. 전체 김치 수출액의 41%를 차지한다.

동남아 시장에선 비비고 김치의 성장세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베트남에선 김치 구매 고객 두 명 중 한 명은 비비고 김치를 먹고 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비비고 김치는 최근 3년간 베트남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유지하며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2020년엔 1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대비 25% 성장했다.

K만두는 ‘비비고 만두’라는 인식도 생겼다. 이미 구글에서 영어로 ‘BIBIGO MANDU’를 검색하면 구매처를 묻는 문의가 상당하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만두’는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그 중 해외 매출은 전체의 65%를 차지한다. 미국 내 매출은 이미 2019년 국내 매출을 넘기며 ‘K만두’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삼양 불닭볶음면, 농심 신라면과 짜파게티 등을 필두로 한 라면의 인기도 거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농식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7.7.% 늘어난 75억7000만 달러(약 8조 3648억원)를 기록했다. 이 역시 역대 최고치다. 특히 라면(6억400만 달러)의 수출은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K푸드 성공 방정식...K콘텐츠와 시너지, 기업 현지화=지난 몇 년 사이 K푸드의 인기는 글로벌 무대에서 전례없는 성취를 이루는 K콘텐츠의 열풍, 식품기업들의 현지화 전략과 함께 왔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푸드비즈니스랩 소장) 교수는 “K푸드의 성공 방정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봤다. 1단계는 K팝, 드라마, 영화 등의 문화 콘텐츠와 함께 진출, 시너지를 높이는 방식이다.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음식으로 이어지며 SNS, 유튜브 등을 통해 확산했다. 문 교수는 “잘 알려지지 않은 K푸드 진출 초기, 문화 콘텐츠와 더해질 때 시너지가 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한류 콘텐츠와 함께 맛 본 적 없는 한국 식품에 대한 불확실성을 호기심으로 바꾸는 전략이 유효했다”고 분석했다.

방탄소년단의 떡볶이, ‘기생충’ 속 짜파구리의 인기가 이러한 사례다. 특히 방탄소년단 지민의 열혈팬으로도 알려진 미국 배우 겸 가수 오브리 밀러는 주 로스앤젤레스(LA) 한국문화원과 함께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 요리법 영상을 자신의 SNS에 올리며 43만명의 팔로워와 공유해 화제가 됐다.

K콘텐츠와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3B 중 하나인 스마트스터디의 ‘핑크퐁 아기상어’를 K푸드 홍보대사로 발탁했다. aT 최초의 캐릭터 모델이다. 유튜브에서 82억뷰를 기록 중인 ‘핑크퐁 아기상어 체조’ 노래는 ‘K푸드 송’으로 재탄생했다. aT는 “글로벌 영향력을 가진 핑크퐁 아기상어가 K푸드에 대한 친밀함과 호감을 높일 수 있으리라는 판단했다”고 말했다.

2단계는 김치, 만두, 장류 등 이미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K푸드 진출 단계다. 이 단계에선 문화적 접근이 아닌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문 교수는 “미국 시장의 만두, 아시아에서의 김치처럼 식품을 알려야 하는 1단계를 넘어선 식품의 경우 기업의 현지화가 중요하다”라며 “현지 유통업체, 소매점, 식당 등과의 연계를 통한 시장 확장이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비고 만두’가 해외시장 진출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전략을 세웠기 때문이다. 미국 진출 초기부터 코스트코에 진입해 ‘메인스트림’ 시장을 공략했다. 이 과정에서 현지화 작업이 진행됐다. CJ 제일제당은 “현지 소비자 트렌드를 제품에 빠르게 반영하기 위해 별도의 만두 R&D 조직을 신설했고, 2018년부터는 한국 스타일의 만두를 시장에 본격적으로 소개했다”고 말했다.

프랑스 봉마르셰 백화점 식품관, 아마존 파리에 입점한 기순도 명인의 전통장(고려식품) 현지 유통업체와의 협업으로 현지 시장에서 안착할 수 있었다. 송치광 고려식품 상무는 “협력업체를 통해 지난해 10월 마마존 파리에 입점해 9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물량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성장률도 긍정적이다. 아마존 파리뿐만 아니라 현지 유명 레스토랑 등 20~30곳에 식자재를 납품하고 있는데, 오는 6월에 50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문 교수는 “현지 업체와의 적극적인 연계로 인근 시장의 특성을 파악, B2C(Business to consumer)는 물론 B2B(Business to Business)로도 나아갈 수 있는 시장 정보가 확보되면 2단계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승희 기자

2019년 6월, 방탄소년단 지민이 서울 동대문 시장의 포장마차에서 떡볶이를 먹는 사진이 공개됐다. 당시 현장에서 지민을 목격한 팬이 찍어 올린 이 사진 한 장에 심상치 않은 기류가 이어졌다. ‘국민 간식’ 떡볶이가 ‘글로벌 간식’으로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전 세계를 호령한 K콘텐츠 ‘3B(BTS, 봉준호, 핑크퐁 아기상어)’와 함께 K푸드가 훨훨 날고 있다. 한 때는 K푸드 반열엔 명함도 내밀지 못했던 떡볶이는 물론 이 분야의 강자이자 ‘K푸드 삼총사’로 불리는 김치, 만두, 라면에 이어 농식품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K푸드’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전문가들은 “K팝, K드라마, K무비 등 한류 열풍의 영향으로 사람들의 관심이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확장되며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최근 2~3년 사이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봤다.

▶ ‘K푸드 삼총사’ 유례없는 성장=K푸드를 향한 세계인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폭발적이다. ‘K푸드 삼총사’인 김치 만두 라면의 수출은 ‘역대 최고’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김치 수출액은 지난해 약 1억4400만달러(한화 1632억8160만원)로 2016년 대비 80% 넘게 늘었다. 역대 최고치다.

‘김치 한류’의 중심엔 대상 종가집이 있다. 종가집의 지난해 김치 수출량은 2018년 대비 41% 늘었다. 수출액으로 놓고 보면 2018년 370만달러(약 41억9500만원)에서, 2020년 5900만달러(약 669억원)로 늘었다.

동남아 시장에선 비비고 김치의 성장세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베트남에선 김치 구매 고객 두 명 중 한 명은 비비고 김치를 먹고 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비비고 김치는 최근 3년간 베트남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유지하며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2020년엔 1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대비 25% 성장했다.

K만두는 ‘비비고 만두’라는 인식도 생겼다. 이미 구글에서 영어로 ‘BIBIGO MANDU’를 검색하면 구매처를 묻는 문의가 상당하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만두’는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그 중 해외 매출은 전체의 65%를 차지한다. 미국 내 매출은 이미 2019년 국내 매출을 넘기며 ‘K만두’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삼양 불닭볶음면, 농심 신라면과 짜파게티 등을 필두로 한 라면의 인기도 거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농식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7.7.% 늘어난 75억7000만 달러(약 8조 3648억원)를 기록했다. 이 역시 역대 최고치다. 특히 라면(6억400만 달러)의 수출은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K푸드 성공 방정식...K콘텐츠와 시너지, 기업 현지화=지난 몇 년 사이 K푸드의 인기는 글로벌 무대에서 전례없는 성취를 이루는 K콘텐츠의 열풍, 식품기업들의 현지화 전략과 함께 왔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푸드비즈니스랩 소장) 교수는 “K푸드의 성공 방정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봤다. 1단계는 K팝, 드라마, 영화 등의 문화 콘텐츠와 함께 진출, 시너지를 높이는 방식이다.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음식으로 이어지며 SNS, 유튜브 등을 통해 확산했다. 문 교수는 “잘 알려지지 않은 K푸드 진출 초기, 문화 콘텐츠와 더해질 때 시너지가 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한류 콘텐츠와 함께 맛 본 적 없는 한국 식품에 대한 불확실성을 호기심으로 바꾸는 전략이 유효했다”고 분석했다.

방탄소년단의 떡볶이, ‘기생충’ 속 짜파구리의 인기가 이러한 사례다. 특히 방탄소년단 지민의 열혈팬으로도 알려진 미국 배우 겸 가수 오브리 밀러는 주 로스앤젤레스(LA) 한국문화원과 함께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 요리법 영상을 자신의 SNS에 올리며 43만명의 팔로워와 공유해 화제가 됐다.

K콘텐츠와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3B 중 하나인 스마트스터디의 ‘핑크퐁 아기상어’를 K푸드 홍보대사로 발탁했다. aT 최초의 캐릭터 모델이다. 유튜브에서 82억뷰를 기록 중인 ‘핑크퐁 아기상어 체조’ 노래는 ‘K푸드 송’으로 재탄생했다. aT는 “글로벌 영향력을 가진 핑크퐁 아기상어가 K푸드에 대한 친밀함과 호감을 높일 수 있으리라는 판단했다”고 말했다.

2단계는 김치, 만두, 장류 등 이미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K푸드 진출 단계다. 이 단계에선 문화적 접근이 아닌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문 교수는 “미국 시장의 만두, 아시아에서의 김치처럼 식품을 알려야 하는 1단계를 넘어선 식품의 경우 기업의 현지화가 중요하다”라며 “현지 유통업체, 소매점, 식당 등과의 연계를 통한 시장 확장이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비고 만두’가 해외시장 진출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전략을 세웠기 때문이다. 미국 진출 초기부터 코스트코에 진입해 ‘메인스트림’ 시장을 공략했다. 이 과정에서 현지화 작업이 진행됐다. CJ 제일제당은 “현지 소비자 트렌드를 제품에 빠르게 반영하기 위해 별도의 만두 R&D 조직을 신설했고, 2018년부터는 한국 스타일의 만두를 시장에 본격적으로 소개했다”고 말했다.

프랑스 봉마르셰 백화점 식품관, 아마존 파리에 입점한 기순도 명인의 전통장(고려식품) 현지 유통업체와의 협업으로 현지 시장에서 안착할 수 있었다. 송치광 고려식품 상무는 “협력업체를 통해 지난해 10월 마마존 파리에 입점해 9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물량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성장률도 긍정적이다. 아마존 파리뿐만 아니라 현지 유명 레스토랑 등 20~30곳에 식자재를 납품하고 있는데, 오는 6월에 50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문 교수는 “현지 업체와의 적극적인 연계로 인근 시장의 특성을 파악, B2C(Business to consumer)는 물론 B2B(Business to Business)로도 나아갈 수 있는 시장 정보가 확보되면 2단계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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