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피로 얼룩진 ‘미얀마군의 날’...바이든 “끔찍...충격적”
뉴스종합| 2021-03-29 11:48
미얀마 최대 도시 양군에서 군부에 저항하는 시위대들이 군부의 추격을 피해 필사적으로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

미얀마 군부와 경찰이 27일 ‘미얀마군의 날’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하면서 100명 이상이 숨지는 최악의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군부의 만행이 계속되자 이를 규탄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결집하고 있다.

29일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이날까지 군부 총격에 숨진 것으로 확인된 민간인만 최소 459명으로 집계됐다.

시신이 유기 또는 탈취된 경우나 행방불명돼 생사를 알 수 없는 경우도 많아 실제 사망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27일 ‘미얀마군의 날’을 맞아 군경이 시민에게 무차별적 총격을 가해 114명이 사망하면서 서방국가 지도자들 사이에서 충격적인 반응이 터져나오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델라웨어주에서 취재진을 만나 미얀마 사태에 대해 “끔찍하다”면서 큰 충격을 나타냈다. 그는 “절대적으로 너무나 충격적”이라며 “내가 받아온 보고를 토대로 볼 때 많은 사람이 완전히 불필요한 이유로 끔찍하게 살해됐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도 ‘미얀마군의 날’에 군부가 저지른 대규모 유혈사태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자신들의 날에 자신들의 국민을 겨냥해 군부가 저지른 폭력을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미국, 영국, 호주, 일본, 한국 등 12개국의 합참의장은 28일 매우 이례적인 공동성명을 내고 미얀마군이 군대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군이 행위의 국제기준을 준수하고 자신이 섬기는 국민을 해치지 않고 보호할 책임이 있다”면서 “우리는 미얀마군이 폭력을 멈추고 자신들의 행동 때문에 상실한 미얀마 국민의 존중과 신뢰를 회복하는 데 노력하기를 촉구한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주도하는 국제질서가 미얀마 사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현실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서방 국가들은 미얀마 군부를 겨냥한 각종 제재와 성명을 지속해서 발표했지만, 미얀마 유혈사태는 점점 악화되고 있다.

인권단체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미얀마군이 학살로 위기를 벗어나고자 한다”면서 “국제사회의 행동이 뒤따르지 못해 그 대가로 시신들의 수가 계속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 특별기구인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은 미얀마 군부가 자행하는 폭력 때문에의 미얀마 젊은 세대가 재앙적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헨리에타 포어 유니세프 총재는 “미얀마군이 어린이를 보호하기는커녕 어린이를 대상으로 무차별 살육을 저지른 것에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전체 희생자들 중 어린이 희생자만 20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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