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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는 클라스'는 어떻게 장수프로그램이 됐을까
엔터테인먼트| 2021-04-02 12:33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차이나는 클라스-질문 있습니다'는 JTBC가 차별화시킨 교양프로그램이다. 벌써 4년이 지나 200회를 맞았다고 하니, 장수프로그램이 된 거다.

'차클' 장수의 비결은 전문가의 깊이있는 강연을 듣는 재미 뿐만 아니라 질문하는 사람을 양성(?)하도록 프로그램이 구성돼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통상 강연프로그램은 강연자만 열을 올리며 강의하고, 듣는 사람은 수동적이 되기 쉽다.

하지만 '차클'은 수시로 질문을 던지는 학생들이 있다. 그래서 능동적인 수업(클라스)이다. 계속 질문한다는 게 쉬운 게 아니다. 끊임없이 무엇을 질문할지를 자신에게 물어봐야 한다. 자유분방한 질문에 당황한 강연자도 있을 수 있지만, 회를 거듭하면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강의가 진행되면서 수강생들은 질문을 하고, 강연자는 답변을 주며 서로 긴장을 주고받는 묘미도 있다. 시청자는 강사의 일방향적인 강의 내용만이 아닌, 양쪽의 말을 들어가며 밸런스를 잡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지난 4월 1일 방송된 ‘차클’ 201회는 지난 방송에 이어 특별한 200회 특집으로 꾸려졌다. '교수계의 어벤져스' 이진우, 장대익, 조영태, 유현준 교수가 ‘After Corona, 정해진 미래 vs 새로운 미래'를 주제로 흥미진진한 문답을 나눴다. 인구학 전문가 조영태 교수가 바라본 코로나 시대 인구와 이동의 미래, 유현준 교수가 제안한 After Corona 시대 새로운 도시 공간 이야기가 공개됐다.

'차이나는 클라스'는 200회를 맞아 지난 25일 특별한 이벤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바로 제작진, 출연진이 음성 SNS 채팅방을 통해 시청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대화의 장을 마련한 것. 신예리 JTBC 보도제작국장, 이상현 PD, 전 출연진이 함께 한 채팅방에서는 '차이나는 클라스'를 사랑하는 100여 명의 시청자들이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차이나는 클라스' 팀의 솔직담백한 대화를 통해 4년의 동고동락이 빚어낸 끈끈한 '케미'와 서로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는 후문.

Q. '차이나는 클라스' 200회를 맞은 소감은?

A. "만 4년을 채웠다. 사실 교양 프로그램이 이렇게 장수하기는 쉽지 않다. 200회까지 올 때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애를 썼겠나. 한 분 한 분의 얼굴이 떠오르면서 감사하다"(신예리 국장)

"'차클' 출연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정말 다르다. 방송뿐 아니라 삶에 있어서도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됐다. 남편 이두희와의 연애 시절, 과학에 관련된 '차이나는 클라스' 수업을 듣고 남편과 이야기하며 더 빨리 친해지기도 했다"(지숙)

Q. 4년 동안 매주 보니 가족 같은 사이가 됐을 것 같다

A. "이제 그날의 강연 주제를 알게 되면, 어떤 멤버가 좋아하는 주제인지 예측할 수 있을 정도다" (지숙)

Q. 가장 인상 깊었던 수업을 꼽는다면?

"장대익 교수님의 진화론 관련 수업. 막연하게 진화를 떠올리면 단세포 생물이 인간이 되는 과정을 생각하지 않나. 그런데 수업을 통해 새삼 인류 문명의 대단함에 대해 놀랐다. 나아가 '사람'에 대해서 더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윤덕원)

"이준호 교수님의 '예쁜 꼬마 선충 이야기' 수업을 정말 재밌게 들었다. "'찐 문과'이다 보니 그동안 몰랐던 과학 분야 수업을 들으면 정말 재밌다. 남편 이두희와 함께 한 AI 수업도 기억난다. 본인이 관심있는 AI 분야의 강의라 특히 좋아하더라. '이런 좋은 수업을 매주 듣다니' 하면서 부러워했다. 또 마이클 샌델 교수님과 함께하는 랜선 수업도 기억에 남는다" (지숙)

"샌델 교수님 수업이 파급력이 컸다. 주변에서 '강연 너무 좋았다'는 반응을 많이 들었다. 이렇게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샌델 교수님은 정말 귀여웠다" (강지영)

"마이클 샌델 교수가 코로나 바이러스가 지나가면 '차이나는 클라스' 녹화장을 직접 찾으신다고 약속하셨다. 기대해보겠다(웃음)" (신예리 국장)

Q. 개인적으로 '차이나는 클라스'를 통해 변한 점이 있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관심 분야가 변했다. 예전에는 강연을 들으면서 내 입장에서만 사안을 바라봤다면, 최근엔 딸의 입장에서 수업을 듣게 되더라. 나 스스로도 놀랐다" "수업 분위기도 달라졌다. 처음과 달리 선생님들께 질문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줄었다. 또 출연진이 너무 친해져서 서로 하이에나처럼 물어뜯는(?) 분위기가 생겼다" (오상진)

"서로 물어뜯는 오상진과 홍진경을 보는게 녹화의 큰 재미다. 홍진경을 놀리는 오상진이 정말 행복해보인다" (강지영)

"오상진이 홍진경이 뭐 하는지 내려다 볼 수 있는 자리에 앉는다. 홍진경은 항상 메모를 정말 열심히 한다. 만약 그날의 강연 주제가 '행복'이라면 노트에 '행복'을 10번씩 쓴다. 아마 잠 깨려고 쓰는 것 같다" (지숙)

"(이어 '홍진경은 꼭 지압기를 들고 수업에 참여한다'는 폭로에 대해) 지압기는 '차이나는 클라스' 수업 내내 내 손을 떠나지 않는다. 저한테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친구다"(홍진경)

Q.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차이나는 클라스'를 기획하던 초기가 가장 힘들었다. 다들 잘 모르는 프로그램이니, 삼고초려해서 강연자들을 섭외했다. 지금은 강연자 섭외의 어려움은 많이 줄었다. 처음엔 즉석에서 학생들이 질문하는 방식에 대해서 부담을 느끼는 강연자들도 있었다. 고정 출연진 역시 정말 질문을 해도 될지 망설이더라. 지금은 뭐 다들 질문 선수가 됐다. (신예리 국장)

Q. 서로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만 4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젠 다들 친구 같다” (이상현PD)

"PD님은 정말 ‘스윗’하시다. 크리스마스 때도 산타 복장을 하고 선물 이벤트를 해주셨다. 감동이었다” (지숙)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재밌게 ‘차이나는 클라스’ 만들어갔으면 좋겠다(웃음)” (이상현PD)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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