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한복이 중국 의상? 발끈한 한인 고교생들이 이끌어 낸 美 도시 ‘한복의 날’
뉴스종합| 2021-04-05 09:47
미 동부를 중심으로하는 청소년 단체 재미차세대협의회(AAYC). [재미차세대협의회 제공]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한복이 중국 전통의상이라는 억지 주장에 분노한 미국의 한인 고교생들의 주도로 미국의 한 도시에서 해외 최초로 ‘한복의 날’이 만들어졌다.

미 동부를 중심으로하는 청소년 단체 재미차세대협의회(AAYC)는 4일(현지시간) 뉴저지주 테너플라이시가 매년 10월 21일을 ‘한복의 날(Korean Hanbok Day)’로 선포키로 했다고 밝혔다.

AAYC는 한복이 한국의 전통 복식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코리안’이라는 단어가 정식 명칭에 사용됐다고 밝혔다. 날짜 역시 한국에서 시행되는 한복의 날과 같다.

미국 지자체가 ‘한복의 날’을 제정한 배경에는 한인 고교생들이 적극적인 청원 노력이 있었다. 김치와 한복을 자국의 것이라고 말하는 중국의 주장에 발끈한 접한 AAYC 회원들이 한복이 한국의 문화라는 근거를 남기 위해 논의한 끝에 ‘한국 한복의 날’ 제정을 요구하기로 한 것이다.

미국 정치권과 지자체들이 한복의 날을 만든다면, 중국의 억지 주장을 반박하는 근거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생각이었다.

이후 학생들은 미국 정치권과 지역 정치인들에 한복의 날을 제정해 달라는 청원 서한을 보냈고, 마크 진너 테너플라이 시장이 처음으로 학생들의 요청을 수락했다. 테너플라이시는 6일 한복의 날 선포식을 열 예정이다.

진너 시장은 한복의 날 선포문에서 “한복의 기원은 기원전 2333년 단군이 건국한 고조선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며 한복이 한국의 전통 복식임을 분명히 했다. 또 그는 한복의 날 제정 배경에 대해 “한인사회의 힘과 대한민국과의 특별한 관계를 기념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AAYC는 지난 2017년 뉴저지의 한 고등학교에서 한국계 학생에 대한 교사의 인종차별 행위에 대응, 자생적으로 결성된 청소년 단체다. 최근에는 김치의 원산지를 중국으로 표시한 구글에 단체 항의 메일을 보내 원산지를 바로 잡은 바 있다. AAYC는 테너플라이시 뿐만 아니라 미국 내 다른 도시들을 대상으로도 한복의 날 제정을 설득할 계획이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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