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중국, '신장산 면화 거부' 브랜드에 반격…'역불매운동' 성공 자축까지
뉴스종합| 2021-04-05 11:33
홍콩 경찰이 4일 민주화 시위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화환을 설치하려는 인사들을 검문하고 있다.[로이터]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중국 정부와 공산당이 '신장산 면화'를 불매하는 패션브랜드에 대해 '역(逆) 불매운동'을 전개하고 성공을 자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의 온라인 정보교란 행위를 추적하는 대만 비영리단체 '더블싱크 랩'이 분석한 결과 H&M, 나이키, 아디다스 등 신장(新疆) 위구르자치구 인권탄압 문제를 비판하며 신장에서 생산된 제품·원자재 구매를 거부한 패션브랜드에 대해 중국 당국의 교묘한 반격이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의 해당 브랜드 불매운동은 지난달 23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올라온 한 게시물에서 촉발됐다. 더블싱크 랩은 '면화'와 '신장'이라는 단어를 포함한 게시물이 당시 비정상적으로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중국 당국은 이런 웹상의 움직임을 격려했고, 해당 제품에 대한 중국인들의 불매운동을 다각도로 확산시켰다.

영국 더타임스가 확보한 이 단체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한 블로거가 신장산 면화가 강제노동의 산물일 우려가 있다며 구매하지 않겠다고 밝힌 H&M의 지난해 9월 성명에 관심을 보였다. 이후 이튿날부터 중국 공산당은 국영매체 및 당과 연계된 SNS 계정을 동원해 H&M에 대한 분노를 부채질했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공산주의청년단은 지난달 24일 웨이보에 "거짓 소문을 퍼뜨리고 신장 면화를 보이콧하면서 중국에서 돈을 벌려하나? 허황한 망상"이라고 H&M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WSJ은 익명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지난달 말 중국 외교부와 공산당 선전부서 관리들이 참여한 한 회의에서 위구르족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옮겨오니 이를 밀어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관리들은 '2019년 홍콩'을 예로 제시하며 신장산 면화 관련 문제가 불거지면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홍콩 사태 당시 중국 당국은 소셜미디어 등으로 홍콩의 반중시위에 대한 악의적인 여론을 조성한 뒤 확산시켰고, 이후 홍콩보안법 등 홍콩 장악에 필요했던 법안을 통과시키는데 성공했다. 홍콩 사태는 중국을 불안정하게 하려는 서방 세력의 개입이라고 규정, 국제사회의 반대 여론에도 국내 지지여론을 등에 업고 밀어부친 것이다.

신장 사태를 맞아서도 같은 방식으로 인터넷상 여론을 달아오르게 한 뒤 역공을 펼쳐 논란을 잠재운다는 것이다.

WSJ은 SNS 게시물이 패션브랜드들에 대한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이틀 뒤 선전부서 관리들이 서방의 중국 비난을 '예방'한 '승리사례'로 보고 조용히 자축했다고도 전했다.

한편 지난달 회의에 참석한 일부 학자는 신장과 관련된 모든 '거짓 주장'에 일일이 반박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최근 신장의 인권 탄압과 관련, 신장 위구르족 일부의 테러 행위 때문에 탄압이 불가피했다는 논리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2일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등은 신장에서 인권탄압이 자행된다며 중국에 동시다발적 제재를 가했다. 중국은 즉각 미국과 캐나다에 보복제재를 실시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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