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박찬욱 감독이 제작할 미국 드라마 ‘동조자’는?
라이프| 2021-04-08 09:48
소설 ‘동조자’와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c)BeBe Jacobs).

 

박찬욱 감독이 2016년 퓰리처상 수상작인 비엣 타인 응우옌의 소설 ‘동조자’를 미국 TV드라마로 제작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작가와 작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엣 타인 응우옌은 베트남계 미국 작가이자 민족학 교수로, 첫 소설인 ‘동조자’로 퓰리처상을 수상하면서 문단의 화제를 불러모았다. ‘동조자’는 퓰리처상 외에도 앤드루 카네기 메달, 펜 포크너 상 등 미국 주요 문학상 9개 부문을 수상했다.

‘동조자’는 베트남전 직후 베트남과 미국 사회의 이면을 이중간첩인 주인공 ‘나’의 눈을 통해 날카롭고 유머러스하게 그린 작품이다.

소설은 베트콩 재교육 수용소에 갇힌 ‘나’의 자백, “나는 스파이, 고정간첩, CIA 비밀요원, 두 얼굴의 남자입니다. 아마 그리 놀랄 일도 아니겠지만, 두 마음의 남자이기도 합니다.”로 시작된다. 1975년 4월 남베트남 특수부 소속 육군 대위인 나는 수도 사이공이 함락 당하기 직전, 상관인 ‘장군’ 가족과 함께 CIA가 제공한 수송기를 타고 괌으로 탈출할 준비를 한다. 원래 북베트남 출신인 나는 어린시절 전쟁을 피해 남쪽으로 피난을 가다가 CIA공작원 클로드에게 발탁, 정보요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클로드 덕분에 미국에서 대학원까지 졸업한 뒤 고국으로 돌아와 엘리트 정보 장교가 되고 장관과 함께 경찰에 파견돼 방첩 임무를 맡는다.

그러나 나는 사실 북베트남이 남쪽에 심은 고정관첩이다. 프랑스인 가톨릭 신부와 베트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나는 혼혈이라는 이유로 어릴적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고등학교 때 동급생들에게 폭행을 당하다가 만과 본이라는 친구의 도움을 받게 된다. 당시 공산주의에 심취한 만에게 끌려 함께 북베트남의 정보원이 된다.

미국에서 그의 임무는 미국내 남베트남 군대 잔당들의 동태를 파악하는 일. 미 정부의 지원을 받아 베트남을 탈환하려는 시도가 있는지 알아내는 것이다.

나는 이민자이자 이중간첩, 겉으로는 베트남 대위이지만 CIA비밀요원 베트남 고정간첩으로 같은 이민자 출신인 베트남인들을 감시하는데, 소설에는 다양한 인간군상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베트남전 이야기는 이미 수많은 소설과 영화로 다뤄졌고 잊혀졌다. 이제 전후 2세대들에 의해 쓰여진 베트남전은 냉전 이데올로기가 사라진 자리에서 나는 누구인가란 새로운 질문으로 돌아왔다.

소설 ‘동조자’(전2권)는 2018년 민음사에서 번역· 출간됐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