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외신 “韓 보수주의 컴백...文 레임덕 가속화”
뉴스종합| 2021-04-08 11:38
[월스트리트저널 홈페이지]

외신들이 4·7 재보궐 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서울·부산 시장 선거를 비롯해 대부분 지역에서 참패를 거둔 것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8일 뉴욕타임스(NYT)·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보수 성향의 국민의힘 오세훈·박형준 후보가 각각 서울과 부산에서 민주당 박영선·김영춘 후보를 큰 격차로 꺾은 이유에 대해 ▷집값 상승과 부동산 스캔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지지부진한 백신 접종 ▷성과 없는 북한 비핵화 정책을 꼽았다.

WSJ은 “부동산 스캔들이 선거운동 과정과 최종 결과를 완전히 지배했다”며 “그동안 도덕적으로 더 우월하다고 느낀 문재인 정부에 대해 실망한 유권자들이 투표로 심판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선거 기간) 한국 유권자들은 정부 여당의 위선적 태도를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 표현했다”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와 ‘조국 사태’ 등으로 특권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던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 무너지는 것을 본 유권자들의 분노가 표현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총선에서 민주당에 180석을 안겨준 코로나19 방역 성과가 이번 선거에선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었다.

NYT는 “코로나19 방역에 성공적인 모습을 보였던 문재인 정부가 최근 불거진 코로나19 재확산과 장기화 추세, 백신 접종 지연 등으로 국민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고 했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시장 선거는 여당을 평가하는 국민투표적 성격을 띈다”고 설명했다.

일본 언론들은 한목소리로 이번 재보선 결과로 인해 문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문재인 정권 심판을 호소한 제1야당이 선거에서 승리했다”며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 부진에 허덕이는 문 대통령의 집권 운영이 더 힘들어질 것”이라 했고, 산케이(産經)신문도 “여당이 큰 표차로 패배하면서 임기가 1년 남은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정부 여당의 주요 지지층이었던 20·30세대가 돌아선 것이 확인된 이상 문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약화된 정국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정책 변화에 나설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여론이 보수 세력의 손을 들어준 만큼 문 대통령이 ‘우클릭’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재보선은 현 여당과 대권을 다툴 정도로 부활한 보수층이 돌아온 것을 보여준 선거”라고 했다.

이 밖에도 WSJ과 NYT는 미국과 중국간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 속에 남북 관계 개선과 미·중 간 전략적 모호성을 기반으로 외교 정책을 펼치는 문재인 정권에 대항해 전통적 한미 동맹을 강조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강조하는 보수 세력이 외교적 담론에 있어 경쟁을 펼치게 될 것이라 내다봤다.

신동윤 기자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