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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형 KAIST 총장 “성공률 80% 이상 뻔한 연구 지원 않겠다”
뉴스종합| 2021-04-08 14:27
이광형 KAIST 총장이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미래 비전에 대한 발표를 하고 있다.[KA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삼성의 성공은 내부구성원들의 의식혁명을 통해 가능했었습니다. KAIST가 세계 일류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만 합니다. 성공률이 높은 뻔한 연구가 아닌 세계 최초에 도전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이광형(사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은 8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KAIST가 미래 50년을 위한 신문화전략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이 총장은 연구과제의 성공가능성을 평가해서 성공률이 80% 이상일 경우 연구비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KAIST에서는 연구성공률이 너무 높으면 연구비를 받을 수 없다”면서 “세계 최고가 아닌 세계 최초의 연구가 KAIST가 걸어가야만 할 길”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이 그리는 미래 50년을 위한 KAIST 신문화 전략은 일명 QAIST로 불린다. Question(교육), Advanced research(연구), Internationalization(국제화), Start-up(기술사업화), Trust(신뢰) 등 다섯 가지 혁신전략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약어다. 그동안 추구해 온 창의·도전·배려라는 C³ 정신을 기반으로 글로벌 가치창출 선도대학이라는 KAIST 비전 2031을 계승하고 완성하겠다는 이 총장의 의지가 담겨있는 세부 전략이다.

이 총장은 가장 먼저 국가 사회를 위한 글로벌 창의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 혁신을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 총장은 “KAIST의 문제점은 학생들이 너무 전공 공부에만 몰입해 넓은 시야를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라면서 “앞으로는 모든 교수들이 전공 상관없이 수업시간에 학생들과 책을 같이 읽고 토론하는 시간을 만드는 1랩 1책 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기존 인문융합교육을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가 접목된 ‘디지털 인문융합교육’으로 개편한다.

또 포스트 AI 연구를 시작, 경쟁 연구보다 최초 연구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학생들에게 실패를 성공으로 재해석해서 두려움없이 도전하게 만드는 분위기를 만들 계획이다.

이 총장은 KAIST에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한 창업지원에도 주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1랩 1벤처를 통해 창업을 적극권장하고 기술사업화 민영화를 통해 향후 10년 후 1000억원의 기술료 수입을 목표로 정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외국 교수 영입, 새로운 장비 투자 등 재정자립도도 높여나가겠다는 것.

이 총장은 “그동안 KAIST가 세계 초일류 대학으로 도약 못했던 이유는 구성원 스스로 세계 1위가 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구성원들 스스로 자부심과 열정을 가지면 세계 최초 연구를 많이 하게 되고 20년 후쯤이면 초일류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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