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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포털 바이두 또 억지…“윤봉길 의사 조선족”
뉴스종합| 2021-04-15 09:58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윤봉길 의사가 조선족?”

김치와 삼계탕이 중국 음식이라고 주장한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가 이번엔 대한민국 독립운동가들이 ‘조선족’이라고 우기고 나섰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최근 바이두 백과사전에 등록된 대한민국 독립운동가 50인을 조사한 결과 윤봉길, 이봉창 의사의 국적이 ‘조선(朝鮮)’, 민족은 ‘조선족(朝鮮族)’으로 표기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15일 밝혔다.

윤봉길 의사는 충남 예산 출신으로 1932년 4월29일 일왕의 생일날 중국 상하이 훙커우 공원에서 일본 상하이파견군 대장 등을 즉사시키는 거사를 치른 애국위인이다. 이봉창 의사는 서울 출생으로 1932년 1월8일 일왕이 관병식을 마치고 돌아갈 때 수류탄을 던졌다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독립운동가다. 두 위인 모두 조선 및 조선족과는 관련이 없다.

바이두는 또 손병희, 김규식 등 일부 독립운동가에 대해선 국적 표기를 생략하면서 ‘조선족'이라 소개했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 백과사전에 올라온 윤봉길 의사에 대한 설명. 국적과 민족이 조선, 조선족으로 표기됐다.

유관순, 김구, 안창호, 김좌진, 홍범도 등은 국적을 ‘한국(韩国)’이라 올바르게 표기했지만, 민족은 표기하지 않았다. 신채호, 이준, 박은식, 신채호, 이동녕, 여운형 등은 국적 및 민족 표기를 생략했다.

바이두의 역사왜곡 논란은 이 뿐만이 아니다. 앞서 윤동주 시인의 국적을 ‘중국(中國)’, 소속 민족은 ‘조선족’이라고 표기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후 서 교수를 비롯한 각계에서 지속적인 항의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정하지 않은 상태다.

또 한국 고유의 음식문화 김치와 삼계탕이 중국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바이두는 김치에 대해 ‘삼국시대 중국에서 유래’한 음식이라고 소개하고 있으며, 삼계탕은 ‘고려인삼·닭·찹쌀로 만든 고대 중국 광둥식 국물요리 중 하나로, 한국에 전파된 후 가장 대표적인 한국 궁중요리 가운데 하나가 됐다’고 안내하고 있다.

서 교수는 “중국의 역사왜곡에 분노만 할 것이 아니라, 무엇이 잘못 됐는지를 정확히 알려줘서 올바르게 수정할 수 있도록 꾸준히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두에 올라온 삼계탕에 대한 설명. 중국 광둥식 국물요리가 한국에 전파된 것으로 안내하고 있다.

한편 중국의 역사왜곡 및 문화공정(문화+동북공정)은 최근 더욱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중문판에선 세종대왕, 김구 등 역사적 위인과 김연아, 이영애 등 한류 스타가 ‘조선족’이라고 소개하고 있고, 중국 지린(吉林)성 옌볜(延邊) 조선족자치주 룽징(龍井) 마을에 있는 윤동주 생가 입구 표지석에는 ‘중국 조선족 애국 시인’이라고 적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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