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러시아에 고강도 제재 가한 바이든, 정상회담 푸틴에 또 제의
뉴스종합| 2021-04-16 09:09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쪽으론 미 대선 개입과 해킹 의혹 관련해 러시아 제재를 단행하는 한편 다른 한쪽으론 또다시 대화의 손길을 내밀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긴장 완화가 필요하다며 러시아와 함께 북핵 문제를 다룰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15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관계를 원한다”며 “지금은 긴장을 완화할 때다. 전진할 방법은 사려깊은 대화와 외교를 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불과 몇 시간 전 바이든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러시아 외교관 10명 추방, 16개 기관과 개인 16명 등 32개 대상의 제재 리스트 등재 등을 포함한 제재를 가했다.

러시아는 외무부 대변인이 “단호한 반격을 받을 것”이라고 보복을 언급하고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를 초치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제재가 러시아의 과거 잘못에 대한 대응인 만큼 앞으로 협력할 방안에 초점을 맞추자고 제안한 셈이 된다. 그는 “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더 멀리 갈 수도 있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기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올 여름에 유럽에서 대면 정상회담을 하고 싶다는 희망을 재차 피력했다. 그는 이틀 전 푸틴 대통령과 통화 때도 제3국에서의 회담을 제안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양측이 회담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양국이 중요한 문제에서 협력할 수 있도록 ‘전략적 안정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표시했다.

그러면서 북한과 이란의 핵위협, 전염병 대유행 종식, 기후변화 위기 등을 협력 분야로 제시했다.

북한의 비핵화 모색 과정에서 한국과 일본 등 동맹은 물론 중국에도 이미 협력을 당부한 가운데 러시아 역시 중요한 일원이라는 인식을 내비친 대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미 정상 간 일대일 담판 형식의 회담 대신 실무협상부터 밟아가는 상향식 접근법, 한반도 주변국의 동참을 끌어내는 다자 해법 의향을 피력해 왔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러시아가 계속 우리 민주주의에 간섭한다면 나는 추가 대응 조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제재 이후 연이은 대화 제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접경지역 군사력 증강을 놓고 미국이 러시아를 향해 긴장 완화를 촉구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다.

국방부 부차관보를 지낸 에벌린 파르카스는 더힐에 이번 제재가 우크라이나와 다른 지역에서 러시아의 추가적인 적대 행위를 저지하고 양국 관계의 역학을 바꾸려는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더힐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제재 발표 후 러시아에 ‘올리브 가지’를 내민 것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greg@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