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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빠지는 ‘與 비주류’…“쇄신” 목소리 작아지나 [정치쫌!]
뉴스종합| 2021-04-18 10:01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박완주 후보가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문' 주류 리더십이 재신임되면서 재보선 참패 후 당에 거침없는 쓴소리를 내온 비주류의 목소리가 다시 잦아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주 뒤 전당대회에 나서는 유력 당권주자 3인 역시 범친문계로 분류되는 주류 인사들인 만큼 민주당은 그간의 기조를 확 틀기보다는 안정감을 중시하는 '질서있는 수습'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문' 윤호중 의원은 '비주류' 박완주 의원을 상대로 낙승을 거두고 신임 원내 사령탑이 됐다. 총 169명의 의원들이 투표에 참여했고, 윤 의원은 이 가운데 104표를, 박 의원은 65표를 획득했다.

원내대표 경선은 계파뿐 아니라 의원들 간 친소관계 등이 중요하게 작용하지만, 어쨌든 비주류 원내대표를 통한 '강력한 쇄신'에 표를 던진 의원들은 65명에 그쳤다고 볼 수 있다.

의원들의 표심이 '안정적인 주류 리더십'을 택한 만큼 그동안 '강력한 쇄신' 목소리를 내온 비주류의 목소리는 다시 잦아들 가능성이 커졌다.

박 의원은 그간 토론회에서 야당과의 협치와 개혁 속도조절 등을 강조해왔다. 그는 “협치는 개혁을 이뤄내기 위한 방법”이라며 “(21대 국회처럼) 한 정당이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한 경우는 역대로 1~2번에 불과하다. 국민의 목소리는 완전히 100%가 될 수 없고, 국회는 그런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는 기관”이라고 말했다.

검찰개혁 등에 대해서도 박 의원은 “국민들은 공수처 첫 번째 사건이 어떤 건지, 수사권 분리를 했을 때 (어떤 것이) 나타나는지 경험하지 못했다”며 “안정적인 1차 검찰개혁의 진행을 지켜보면서 한편으로 완전한 수사권·기소권 분리에 대해 논의를 심도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윤 의원은 야당과의 협치보다는 개혁 완수에 방점을 찍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흔들림없는 검찰개혁, 언론개혁 등을 강조해온 강성 친문 의원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로 보인다.

실제로 원내대표 경선이 끝난 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은 박 의원에게 표를 준 의원들을 비판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박완주를 찍은 65명의 명단을 공개하라", "박완주와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이 65명이나 되니까 개혁이 그따위였다", "(65명을) 국민의힘으로 갈 수 있게 도와주겠다" 등이었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친문-비문(비주류)의 단순한 구도 문제가 아니라 '비주류 리더십의 한계'가 드러났을 뿐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한 친문 재선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박완주 의원이 단순히 친문이 아닌 비주류였기 때문에 패했다기보다는 그간 당내 주요 리더십을 맡아온 윤 의원과 비교해 원내 사령탑으로서의 무게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경선 결과를 평가했다.

쇄신의 방향을 떠나 거대 집권여당을 이끌 '리더십' 측면에서 박 의원 보다 윤 의원이 더 높은 평가를 받은 결과라는 해석이다.

윤 의원은 지난해 사무총장으로서 총선 공천을 주도하는 등 주류 핵심으로 리더십을 보여줬고, 21대 국회 첫 법제사법위원장으로서 쟁점법안을 관철시켜 왔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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