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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탓 더 커진 사이버 학교폭력 위험”…지난해 3배 이상↑
뉴스종합| 2021-04-20 15:53
[푸른나무재단 제공]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사이버 폭력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학교폭력 예방·치료를 위한 NGO(비정부기구) 푸른나무재단(이하 재단)은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푸른나무재단 본부에서 ‘2021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및 대책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재단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전국 17개 시·도 재학생(초등학교 2학년~고등학교 2학년) 62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학교폭력 피해는 6.7%로 지난해보다 4.5%포인트 줄었으나, 사이버폭력 피해는 16.3%로 전년 대비 3배 가량 증가했다.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경험한 폭력 유형은 ▷언어폭력(32.1%) ▷사이버 명예훼손 ▷사이버 따돌림 순으로 직접적 폭력이 아닌 관계적 공격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사이버 폭력은 카카오톡, 페이스북, 틱톡, 에스크 등 메신저·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이뤄졌고, 응답자 중 41.1%는 '익명성'에 대처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선영 재단 사이버SOS센터 전문연구원은 “학생들의 애플리케이션 이용에는 익명성이 큰 영향을 주고 사이버 폭력에는 관계적 공격이 깊이 관여한다”며 “사이버 폭력 피해자를 위한 신고나 삭제 기능, 보호 등을 실시할 때 익명성과 관계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푸른나무재단 제공]

최근 ‘학폭’ 이슈가 꾸준히 제기되며 피해 회복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사회적 대응 시스템이 미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 후 겪은 상황’에 대해 응답자의 25%가 부모님께 도움을 받았다고 답했고, 24.2%는 학교 선생님의 도움을 받았다고 답했다.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답한 비율도 18.8%였다.

학교폭력 가해 경험이 있는 학생 중에서도 가해 후 ‘학교 선생님께 혼났다’는 응답률이 24.3%였지만,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답한 비율도 21.5%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재단은 학교 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친사회적 역량 가르치기 ▷학생들을 학교폭력 방관자가 아닌 ‘적극적 방어자’(학교폭력을 어른에게 알리고 피해자를 돕는 학생)로 기르기 ▷다자가 참여하는 사회적 대응 시스템 강화를 조언했다.

문용린 재단 이사장은 “학폭력이 발생하면 가해자에게 어떤 처분을 내릴지 등에 관심을 가지는데 가장 중요한 건 피해자를 회복시키는 일”이라며 “피해자에게 관심을 갖고 피해자에게 생긴 수치심, 무너진 자존심을 살리는 방식으로 대책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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