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백신 3災 방치땐 ‘국민건강·경제’ 놓칠라
뉴스종합| 2021-04-26 11:41
지난 23일 대구 수성구 육상진흥센터에 설치된 수성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 수성구 접종센터는 전날부터 75세 이상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접종을 시작했다. [연합]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추가계약으로 물량을 9900만명분까지 늘렸지만 도입이 대부분 하반기에 집중돼 수급 불안이 여전하다. 여기다가 혈전증 등 부작용으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고, 접종동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이들 3대 악재를 극복하지 못할 경우 국민의 건강은 물론 경제라는 두마리 토끼를 다 놓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 2000명분을 추가로 계약하는 등 총 9900만명분의 백신을 확보한 만큼 이달 중 누적 300만명, 상반기 내 1200만명에 대한 접종을 차질없이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2월 26일 국내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58일이 지난 24일 기준 1차 백신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총 226만639명으로 국내 인구의 4.3%다.

하지만 정부가 상반기 백신이 언제, 얼마만큼 들어올지 제대로 밝히지 않아 불안감은 여전하다. 노바백스·모더나·얀센과 협의 중인 상반기 271만명분 중 초도 물량에 대해서는 “협의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했고, 화이자 백신 물량과 관련해서도 “현재까지 87만 5000명분이 국내에 들어왔으며 6월까지 총 350만명분을 들여올 예정”이라고 밝혔을 뿐 당장 5월 도입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혈전 부작용 논란을 부른 얀센에 백신 생산 중단 명령을 내리면서 한국에 상반기 중 공급될 예정이던 600만명분의 도입 역시 불확실해졌다.

현재까지 계약한 백신은 화이자 3300만명분, 아스트라제네카 1000만명분, 얀센 600만명분, 모더나 2000만명분, 노바백스 2000만명분, 코백스 1000만명분이다. 전체 물량은 늘었지만 하반기에 집중돼 있다 보니 관심은 여전히 2분기 수급에 문제가 없는지, 계약한 물량이 제때 들어올지에 쏠린다. 6월까지 도입이 확정된 물량은 904만 4000명분으로, 상반기 1200만명 목표에 못 미친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백신이 희귀혈전증 부작용 논란에 휩싸여 불안감이 커지면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향후 수급 측면에서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백신 안전성에 대한 우려에 더해,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접종동의율도 극복해야 할 악재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혈전증 논란이 본격화하기 전인 1분기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65세 미만 입소·종사자 동의율은 각각 91.1%, 95.8%였지만 지난 20일 기준 요양시설 입소자와 종사자의 동의율은 각각 69.6%, 76.1%로 낮아졌다. 특수교사·보건교사 등 학교·돌봄 종사자의 동의율은 67.3%로 더 낮다. 장애인·노인방문·보훈 돌봄종사자와 항공승무원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률은 20일 0시 기준 58.6%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백신 확보 경쟁이 전쟁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 만큼 계약을 체결했다고 안심하고 있기보다는 정부 역량을 총동원해 도입경쟁에서 밀리지 말아야 한다”며 “기존 백신 계약이 차질을 빚을 경우에 대비한 ‘플랜B’를 마련하는 것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안전성 문제로 백신 접종 기피현상이 확산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접종동의율이 계속 낮아지면 11월 집단면역 형성에 차질이 불가피한 만큼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방역당국의 설득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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