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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주식 길라잡이]아날로그 일본: 팩스, 도장 그리고 오피스
뉴스종합| 2021-04-30 08:17
박주선 NH투자증권 연구원.

일본 부동산 관련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도쿄 중심부에 오피스 빌딩을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기업이나 리츠(REITs)가 그 대상이다. 도쿄 지역 오피스 시장은 대기업들이 정상 출근을 전제로 사무실을 운영하는 가운데 신규 공급 물량은 제한적이다. 도쿄 중심부에 대형 오피스를 보유한 미츠비시부동산과 도쿄타테모노 등이 관련 기업군이다.

일본 내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는 커지고 있지만, 도쿄 지역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비록 5월 11일까지 우리나라의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해당하는 긴급사태선언이 발령됐지만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내려진 예방적 성격이 존재한다. 도쿄 지역의 오프라인 경제활동은 증가하고 있으며, 기업들의 재택 근무 비율은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1년 전, 그리고 지난해 연말과 비교했을 때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내근직에 대한 고용도 증가하기 시작했다. 구직자 수 대비 구인자 수 비율을 의미하는 유효구인배율은 지난해 12월을 저점으로 반등하고 있다. 특히 사무 직종의 유효구인배율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데 총무, 인사, 기획 등 일반 사무직, 출납, 은행 창구, 경리 등의 회계 사무직, 판매 관리 등의 영업판매사무직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직무는 일반적으로 사무실에 출근해서 근무하는 내근직으로 기업들이 다시금 사무실의 책상을 채워나가고 있다.

미츠비시부동산, 도쿄타테모노 주가 추이.

한편 올해와 내년에는 도쿄 중심부에 대형 오피스 공급이 급감한다. 2020년 도쿄 주요 3구(치요다구, 츄오구, 미나토구)에 연면적 42만평 규모의 오피스가 공급됐지만 올해와 내년은 공급 면적은 각각 13만평에 불과하다. 2% 이하로 유지되던 도쿄 전체 지역의 오피스 공실률은 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 5%까지 상승했지만 도쿄 중심부는 여전히 2% 이하로 관리되고 있다.

해외 부동산 펀드들은 최근 일본 부동산을 적극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캐나다의 벤탈 그린 오크(Bentall Green Oak), 미국의 블랙스톤(Blackstone), 홍콩의 PAG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펀드는 적게는 11억달러에서 많게는 100억달러까지 일본 부동산에 투자할 계획을 밝혔는데, 주요 매입 대상은 도쿄 등 대도시 지역의 오피스 빌딩이다. 블랙스톤은 이와 같은 투자 결정에 대해 “일본의 도심지역은 중장기적으로 견조한 부동산 임대 수요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일본의 기업 문화는 팩스와 도장과 같은 아날로그식 업무 방식으로 정의될 수 있다. 전자문서보다는 종이문서가 익숙하고, 비대면보다는 대면 보고가 중심이다. 기업들의 IT 인프라도 우리나라에 비해 낙후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결국 코로나19가 안정화되는 과정에서 일본 기업들의 정상 출근 의지는 다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 및 내년도의 제한적인 오피스 공급량은 공실률 하락과 임대료 반등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일본 도쿄 오피스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관점의 접근이 필요하다.

박주선 NH투자증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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