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직계가족도 4명씩 따로”…코로나가 바꾼 어버이날 신풍속도[촉!]
뉴스종합| 2021-05-08 10:3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산한 서울 서대문구 신촌 먹자골목 일대. [연합]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직계 가족이라도 네 명씩 따로 앉아 주세요.”

경기 파주시에서 유명 두부요리 전문점을 운영하는 A씨는 8일 어버이날을 앞두고 직계 가족 손님도 4명씩 따로 분리해 좌석을 배정하기로 했다. 직계 가족은 8명까지 음식점 등 실내 시설 이용이 가능하다. A씨는 “어버이날 가족 단위 손님이 급격히 증가할 텐데 혹시 우리 가게에서 코로나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을 차단하고자 이런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어버이날을 맞이해 가족단위 외식 손님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외식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가 안정세를 보이지 않은 가운데 식당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면 사실상 폐업 통보나 다름없다는 공포감이 일고 있는 것이다.

서울 종로구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B씨는 “최근에는 방역수칙을 위반한 현장의 사진을 찍어 신고하는 사람도 늘어나서 더 엄격하게 지킬 수밖에 없다”며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더 강하게 방역수칙 준수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들도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에 외식보다는 집안에서 식사를 하는 쪽을 택하고 있다. 주부 최수민(42) 씨는 “시댁 식구들과 함께 집에서 점심 한끼를 먹기로 했다”며 “코로나 감염 위험도 있고 직계 가족도 8명이 넘어 따로 외식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직장인 강현준(36) 씨는 “부모님에게 선물을 보내드리고 집에서 소고기를 구워 먹는 것으로 이번 어버이날은 조촐하게 끝낼 계획”이라며 “가장 큰 효도는 코로나 속에서도 안전하게 모시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7일 어버이날을 하루 앞두고 경북 칠곡군에 위치한 한 요양병원에서 비대면 면회가 이뤄지고 있다. [칠곡군 제공]

요양병원에서는 올해도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면회가 이뤄지는 곳이 많았다. 다만, 내년 어버이날에는 대면 면회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마치고 2주 경과 후 요양병원 환자에 대해 대면 면회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은미 이화여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가정의 달에는 타지의 친구, 친지와 많이 모일 텐데 무증상 감염자가 있을 확률이 높다”며 “방역 당국은 캠프장, 호텔 등의 인원 제한이 철저히 이뤄지도록 감독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8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01명이 발생, 누적 확진자가 12만6745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어린이날을 기점으로 이틀간 500명대였던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7일 이후 하루 만에 176명 급증했다. 열흘 만에 다시 700명도 넘어섰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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