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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혜숙 ‘여자 조국’ 논란에 文대통령 “과학기술 여성 롤모델 필요”
뉴스종합| 2021-05-10 12:13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19일 서울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과학기술 분야에 더 많은 여성이 진출하려면 성공한 여성 롤모델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담고 지명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진행된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반도체, 인공지능, 디지털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며 전문인력이 태부족”이라며 “기업이 사람 못 구한다고 하소연하고 외국에서 인재까지 영입해야 한다고 과학기술계에서 이 같은 말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과기 분야에서 인재를 늘리는 중요 방법은 여성들이 더 많이 진출하는 것”이라며 “여성이 진출하려면 성공한 여성을 통한 로망이나 롤모델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담고 지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당의 자진 사퇴 요구에 대해 “야당에서 반대한다고 해서 저는 ‘청와대의 검증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청와대의 검증이 완결적인 것은 아니다. 언론의 검증, 국회의 인사청문회 검증 모두 검증의 한 과정을 이루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까지 국회가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하는 시한인데, 국회 논의까지 다 지켜보고 종합해서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

앞서 임 후보자 청문회에서 야당은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자진 사퇴를 요구한 가운데 ‘여자 조국’ 논란까지 나왔다.

국민의힘은 아파트 다운계약, 위장 전입, 가족 동반 외유성 출장,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무자격 지원, 논문 표절 등 임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열거하며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임 후보자의 가족 동반 외유성 출장 의혹에 대해 “공무 출장에 가족을 데려간 게 당연하다는 식의 답변을 보고 아연실색했다”며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정부 부처를 이끄나.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박대출 의원은 임 후보자의 가족 동반 외유성 출장 논란과 관련해 “국가세금을 이용한 ‘무임승차·무임숙박’이자 연구비 부정 사용”이라고 지적하며 “‘의혹·하자 종합세트’인 임 후보자를 두고 ‘여자 조국’이냐는 말까지 나온다”고 지적했다.

앞서 임 후보자는 교수로 재직했던 2016~2020년 국가지원금으로 참석한 세미나에 두 자녀를 대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결과보고서에도 수집자료나 획득정보에 대한 설명 없이 단순히 ‘학회 참석’이라고 적어 논란이 커졌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광화문우체국 후보자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

이와 함께 과학자로서 연구윤리를 위반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허은아 의원은 임 후보자가 이화여대 교수 재직 당시에 자기 제자 논문을 표절해 남편과 자신의 연구실적으로 등재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두 딸의 미국 이중 국적 보유와 관련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그는 “두 자녀가 한국 국적을 갖기를 희망함에 따라 미국 국적을 포기하는 절차를 시작했으며, 미국 국적 포기 절차에 따라 자녀들의 국적 문제가 정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임 후보자는 지난달 인사청문회 준비 첫 출근날 소감으로 또 “‘최초 여성’이라는 타이틀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지만 열심히 잘해서 나름의 책임을 완수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며 “이공계 여성의 취업과 연구활동·휴직 등의 애로 사항에 대해서는 ICT가 여성 경력 개발에 어떤 노력을 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임 후보자는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후 미국 텍사스주립대에서 전기컴퓨터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2년부터 이화여대 전자전기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공과대학장, 여성공학인재양성사업단 협의회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2019년 대한전자공학회에서 74년 만에 탄생한 ‘첫 번째 여성 회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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