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다양성·개인취향 저격…MZ을 사로잡아라 [창간 48주년 MZ세대를 엿보다 ⑤남다른 문화성향]
라이프| 2021-05-17 11:36
국내 오디오 콘텐츠시장은 멜론·플로 등과 같은 음원 플랫폼이 제작하는 콘텐츠와 스푼라디오를 필두로 한 개인 오디오방송 플랫폼의 콘텐츠로 구분할 수 있다. [스푼라디오 제공]

국내 오디오 콘텐츠시장은 크게 두 가지 흐름으로 나타난다. 멜론·플로 등과 같은 음원 플랫폼이 K-팝 스타를 비롯한 각 분야 전문가와 함께 제작하는 콘텐츠와 스푼라디오를 필두로 한 개인 오디오방송 플랫폼의 콘텐츠다.

지금 음원 플랫폼은 오디오 콘텐츠 확보전쟁에 한창이다. 국내 1위 음원 플랫폼 ‘멜론’은 지난해 5월 기존의 멜론 라디오를 개편한 ‘멜론 스테이션’ 서비스를 시작했다. 멜론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대비 현재 일간 재생수(pv)는 120% 성장했으며, 멜론 유료 가입자의 약 20%(2021년 4월 기준)가 오리지널 콘텐츠를 이용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자회사 드림어스컴퍼니가 운영하는 ‘플로(FLO)’는 이달 초 음악 및 오디오 콘텐츠에 3년간 2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윌라·스푼라디오 등과의 파트너십 강화도 그 일환이다. ‘스포이파이’는 현재 220만 개의 팟캐스트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연내 론칭 계획이다.

음원 플랫폼이 오디오 콘텐츠를 강화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음악의 배급만으로는 수요가 나지 않아 오디오 콘텐츠를 통해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로 음원 플랫폼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넘어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기 위해 독점 오디오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플로 관계자 역시 “최근 오디오시장의 성장세가 빨라지고 있어 독점 콘텐츠를 통해 소비변화의 트렌드를 선점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MZ세대 소비자를 집결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정 평론가는 “모든 문화 콘텐츠는 10대로부터 시작한다. 10대에서부터 반응이 나오지 않고 소비가 맞춰지지 않는다면 그 어떤 콘텐츠도 살아남지 못하기에 이들 세대에 맞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음원 플랫폼의 오디오 콘텐츠가 가진 무기는 ‘다양성’이다. MZ세대를 겨냥하기 위해 다양한 주제로 여러 유명인사들을 앞세운다. 멜론에서 MZ 세대의 선호가 높은 콘텐츠는 SM엔터테인먼트의 프로젝트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는 ‘SMing’과 ‘오늘음악’이다. 두 콘텐츠는 1020세대가 청취자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드림어스컴퍼니 제공]

정보의 홍수 속에서 효율적으로 요약된 정보를 전달하는 콘텐츠도 인기다. 플로에선 MZ세대의 고민을 다루는 금융경제 뉴스레터 ‘어피티’, ‘K-팝으로 읽는 MZ 유니버스’ 등이 인기가 많다. 플로 측은 “세대나 장르에 상관없이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다양하게 즐기는 MZ세대의 특성이 콘텐츠 소비 패턴에도 잘 드러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푼라디오·블라블라 등과 같은 라디오 플랫폼에선 개인의 취향이 더 분명하게 나타난다. ‘오디오계의 유튜브’ 로 불리는 스푼라디오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라디오 플랫폼이다. 30만명의 DJ가 일간 15만개의 오디오 콘텐츠를 제공, 전 세계에서 3000만 다운로드 수를 돌파했다. 블라블라는 1인 오디오 라디오에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해 청취자들의 결속력을 높였다.

‘스푼라디오’나 ‘블라블라’ 모두 출발은 ‘일상의 소소함’이었다. 대단하지 않아도 자신의 일상을 이야기하고, 함께 웃고 즐기는 콘텐츠가 주를 이룬다. 그 안에 ‘자기만의 스토리’가 담겨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다양한 주제로 누구나 자기를 표현하고, 여기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청취자로 참여하며 채팅으로 소통한다.

블라블라를 운영하는 김영종 스포트라이트101 대표는 “클럽하우스처럼 유명인의 어려운 콘텐츠가 아닌 편하게 수다를 떨거나 잡담하고 소통하는 20대의 소소한 콘텐츠가 인기가 많다”며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나 콘텐츠, 취향에 대해선 확실한 지지를 보내는 디지털 네이티브다운 MZ세대의 성향이 플랫폼 안에서 일상화된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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