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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해외 시장 개척 효과…자산운용사 설정금액, 지난해 연간 증가치 육박
뉴스종합| 2021-05-17 14:58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최근 상장지수펀드(ETF) 자금이 크게 늘면서 자산운용사들의 운용자산(AUM)도 급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집계됐다. 5월 현재 자산운용사 전체 AUM의 올해 증가 금액은 이미 지난해 연간 증가치에 육박하면서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 특히 상위 10개 운용사들이 전체 AUM의 약 70%를 차지하면서 대형사 위주의 구도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월말 현재 ETF 순자산가치총액은 58조1293억원으로 전월 대비 3.2% 증가했다. 발행 좌수는 43억1274만좌로 전월에 비해 7.2% 늘었다. 최근 개별 종목에 대한 투자 대안으로 주목 받는 ETF가 운용사들의 몸집을 키우는 일등공신이 됐다는 평가다.

더불어 시중 자금이 유입되면서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의 운용자산도 증가세를 띠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4일 종가 기준 국내 327개 자산운용사의 전체 AUM(펀드+투자일임형)은 1422조4223억원으로 지난해(1323조2783억원) 대비 약 99조가 늘어났다. 지난해 연간 증가분 108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개별 운용사별로 보면, 삼성자산운용의 AUM이 297조2294억원로 부동의 1위를 유지하며 3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자사의 ETF 브랜드인 ‘KODEX 상장지수펀드’의 순자산이 사상 최초로 30조원을 돌파하며 주목을 받았다. 국내 ETF 시장에서 50%를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며 전체 AUM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148조7965억원), KB자산운용(108조4385억원), 한화자산운용(107조4130억원), 신한자산운용(73조4205억원)이 각각 2~5위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개별 기준으로는 삼성자산운용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해외법인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해외법인 AUM이 2016년말 14조원에서 올해 1분기말 70조원으로 5배 성장하며 해외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의 AUM은 2018년 52조7508억원에서 5월 현재 약 108조로 두 배 이상 늘었고, 지난 1년간 40조원 가량이 급증하며 상위 10개 자산운용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KB자산운용은 이날 호주의 대표 운용사 AMP캐피탈과 협력해 운용하는 ‘글로벌인프라펀드’의 수탁고가 1조원을 돌파하는 등 국내외 사업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연초 이후 일임, 펀드 등 기관 자금이 유입되고 있고, ETF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순자산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준 327개 자산운용사 중 상위 10개 운용사의 비중은 69%로, 2018년 68%, 2019년 67%, 2020년 69%를 기록하며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은행, 보험, 증권 등 다양한 펀드 판매 채널을 갖춘 대형사로 자금이 집중되면서 대형 운용사들이 업계를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들 대형사들은 계열사 자금을 끌어오기 쉽고, 상품을 출시할 때 금융 계열사를 활용하면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해 오고 있다.

한 소형 자산운용사 대표는 “금융소비자보호법과 그 시행령이 시행되면서 투자 손실이 발생됐을 경우를 대비해 판매사들이 불확실성이 적은 계열사 펀드 판매에 주력할 것”이라며 “차별화된 전략의 중소형사 상품을 팔기보다 계열사 공모주 펀드나 중국펀드 등 판매자에게 안전한 상품에만 치중할 것으로 예상돼 상위 운용사 편중 현상은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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