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이·팔 무력충돌에 미온적 태도”…진보·보수 양쪽서 공격 받는 바이든
뉴스종합| 2021-05-18 06:32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력 충돌이 일주일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 무력 충돌 문제와 관련해 미국 내 진보와 보수 양쪽에서 공격을 받고 있다. 보수 진영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전통적 동맹인 이스라엘 편을 확실히 들지 않는다는 비판을 내놓은 반면 진보 진영에선 적극적 중재 없이 이스라엘을 두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통화하고 이번 사태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16일 이집트와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프랑스 외교장관과 잇따라 통화하는 등 사태 진정을 위해 적극 나서는 모양새를 취했다.

미국이 양측 모두에 자제를 촉구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다른 테러 단체의 로켓 공격에 맞서 스스로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 밝히는 등 이스라엘 쪽에 기울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정전을 요구하는 성명을 차단함으로써 이스라엘이 어떤 형태의 규탄을 받는 것으로부터 엄호했다.

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력 충돌이 시작되기 전이기는 하지만 미국은 지난 5일 이스라엘에 7억3500만 달러의 정밀 유도무기 판매를 승인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친이스라엘 정책을 추진한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테러리스트의 로켓 공격으로부터 단호한 입장을 취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의 친정인 민주당에서는 상원 의원 28명이 휴전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적극적 휴전 노력을 주문하는 것이자, 이스라엘을 편드는 듯한 태도를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이런 가운데 미국 내 많은 이슬람계 미국인 옹호 단체들은 16일 바이든 대통령이 무슬림 명절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한 화상 행사를 보이콧했다고 WP는 전했다.

WP는 17일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사태에 무방비인 것처럼 보인다”며 비판자들은 백악관이 외교정책의 우선순위를 중동 이외 지역으로 초점을 맞춤에 따라 이 문제에 무관심해졌다고 지적한다고 말했다.

CNN방송은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을 당선시킨 의제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개입하더라도 중요한 결실을 보지 못할 이슈에 정치적 자본을 쏟아붓길 경계하는 태도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큰 현안인 남부 국경지대 이민자 문제, 공화당이 지배한 주의 투표권 제한 움직임에 덜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대신 전염병 대유행 극복, 인프라 투자 예산에 집중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라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지지하는 유권자가 적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이스라엘에 대립각을 세우고 타협을 강하게 요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이 지원하는 평화 프로세스가 실행 가능했던 시대가 오래전에 끝났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관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CNN은 봤다.

CNN은 백악관은 막후에서 대통령의 활동이나 외교적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위기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조만간 바이든 대통령이 더욱 공개적으로 관여하는 것 외엔 다른 선택지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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