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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경선일정? 후보는 “지도부 판단”·지도부는 “후보들 판단” [정치쫌!]
뉴스종합| 2021-05-19 12:01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경선 일정 연기에 대해 당 지도부가 "룰은 이미 정해져 있다"고 선을 그었지만, 후보들의 건의에 따라 조정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뜻을 내비치면서 향방이 주목되고 있다. 후보들은 후보들대로 "당 지도부가 결정할 일"이라는 입장을 펴고 있어, 이대로라면 서로 공을 미루다 경선 연기논의 자체가 테이블에 오르지 못하고 정해진 일정대로 치러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대선 경선 룰을 정리해달라는 일부 주자들의 요구가 있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대해 "당헌·당규상 경선룰이 이미 정해져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당 일각에서 경선 연기론 등이 제기돼온 가운데 현행 경선룰 유지에 무게를 싣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당헌·당규상으로는 '대선 180일 전' 후보를 선출해야 하고, 출마자가 7명 이상일 경우 예비경선을 통해 6명으로 후보를 압축해야 한다. 본 경선의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후보 간 결선투표를 실시해야 한다.

각 주자들마다 대선 경선 일정에 대한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당헌에 이미 정해져 있는 내용을 지도부가 자의적으로 조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풀이된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도부가 (경선 연기에 대해) 한 번도 어떻게 하겠다고 이야기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후보가 누군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후보들이 건의를 하면 그 때는 바꾸는 작업을 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고 어떻게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처럼 고 대변인이 마지막 여지를 남기면서, 대선 경선 일정 연기론이 완전히 수면아래로 가라앉지는 않은 상태다. 이낙연 전 대표는 라디오에서 '이재명 지사가 경선 연기에 반대하면 연기가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것을 후보들에게 맡기는 자체가 썩 온당한 태도는 아니다. 운동선수들한테 시합 규칙을 물어보면 안된다"라며 지도부 차원의 정리를 촉구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선수들이 게임의 룰을 만들 수는 없다"며 "지도부가 일정을 계획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박용진 의원도 "치열한 경선이 준비돼야 하는데 너무 조용하고 무난하게 민주당이 열 달도 남지 않은 대통령 선거를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 듯한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각 후보들은 물론 지도부에서도 누구하나 적극적으로 나서서 '경선 연기'를 주장하기에 민감한 부분이 커 결국에는 이대로 경선 일정이 확정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어떤 주장을 하든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오해를 살 가능성이 커 '총대'를 메기 매우 난감한 상황"이라며 "쉽게 논의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결선투표를 매개로 경선 일정을 연기할 수도 있지 않으냐는 시나리오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경선 일정을 두 달 정도 미루는 대신 결선투표를 없애거나 보완하는 방식으로 후보들 간의 절충점을 찾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다만 이같은 경선룰 수정론에 대해서도 이 지사 측은 "경선 일정과 룰은 그대로 가는 것이 맞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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