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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시멘트 등 자재 가격 불안에 공사현장 ‘스톱’ 속출[부동산360]
부동산| 2021-05-20 09:19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전국 건설 현장이 철강재 공급 부족으로 시공과 안전에 빨간 불이 켜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빠른 경기 회복에 국제적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중국 칭다오항 기준(CFR) 톤당 가격이 238달러까지 급상승했다. 역대 최고가다.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모습 [연합]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미뤄졌던 대규모 인프라 사업들이 최근 다시 시작되면서 세계적으로 철근 수요가 급증한 까닭이다. 여기에 철강 시장에 주요 공급원인 중국이 자원 확보를 이유로 수출을 금지하면서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이 더해지고 있다.

이 같은 철강 품귀 현상은 국내 건설현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초 톤당 70만원 선을 유지했던 SD400·10㎜ 규격 철근은 최근 97만원까지 올랐다. 국내 건설 현장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제품으로, 톤당 90만원을 넘어선 것은 4대강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됐던 2008년 5월 이후 13년만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비싼 가격에도 철근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조달청도 철근 구매에 실패하면서 일부 관급 공사 현장에 자재 공급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일어났을 정도다.

한 건설회사 관계자는 “철근 자재 가격이 너무 올라 협력사들도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며 “일부 중소형 건설사 현장에서는 2분기 가격 인상 예상폭까지 선반영해 구매하기도 했다”고 현장의 심각한 상황을 전했다.

철근 뿐 아니다. 국제적인 철광석 가격 상승은 다시 고철 스크랩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이를 이용한 H형강, 거푸집으로 사용되는 갱폼·알폼 등 각종 건설자재 가격 상승을 불러오고 있다.

공사용 화학, 시멘트 가격도 불안하다. 에폭시와 각종 화학자재(MDI) 가격도 최근 3개월 동안 50% 가까이 올랐다. 시멘트도 생산 설비 개선을 위한 일부 가동 중단 등이 겹치면서 재고가 10년만에 최저치인 24만톤까지 줄었다.

대한건설협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 3월과 4월 철근과 H빔, 레미콘 등 주요 건설자재 수급 불안으로 공사가 일시 중단된 곳은 59개로 집계됐다. 특히 철근·형강 부족으로 중단된 사례가 43곳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공사 중단 일수도 공공 현장이 평균 22.9일, 민간 현장이 18.5일로 심각했다.

철강 자재 수급 불안에 정부도 직접 나섰지만 뾰족한 대책은 없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산자원부는 지난 18일 주요 건설 업체와 발주 기관 등을 불러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일부 철강 유통 업체들의 매점매석이 가격 급등과 물량 부족의 원인이라는 건설사들의 지적과 지금도 최대로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는 철강 제조 업체들의 반론이 팽팽하게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건설자재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시공 품질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각종 자재가격 상승과 품귀 현상이 공기 지연으로 이어지고, 이에 따른 분양가 및 건설 원가 상승분이 반영되지 못할 경우, 결국 공사 품질 저하가 나올 수 밖에 없다는 우려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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