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전자.통신
의원님 “카카오·네이버 들어오라 해” 압박 점입가경
뉴스종합| 2021-05-29 20:55
포털 알고리즘 관련 공청회[연합]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카카오 들어오라 해”

“네이버 들어오라고 한 사람 누군가요? 폭로할까요?”

네이버·카카오 한국의 대표 인터넷 IT기업들을 겨냥한 정치권의 압박이 점입가경이다. 끊이지 않는 갑질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구글은 놔두고, 만만한 국내 포털들만 ‘지나친 길들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

양대 포털이 정치권으로 부터 지나친 압박과 제재를 받는 사이 한편에서 구글은 오히려 뉴스 서비스까지 강화하고 있다.

"알고리즘 공개하라" 압박…"사회적 합의 있다면 검토”
포털 알고리즘 관련 공청회[연합]

지난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포털 알고리즘 관련 공청회’를 열고 네이버·카카오의 뉴스 추천 원리(알고리즘)를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업체들도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공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편에선 정치권의 국내 포털 ‘길들이기’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앞서 뉴스 배열 공정성을 감시하겠다는 정치권 법안도 발의됐다. 이원욱 과학기술정보방통송신위원장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뉴스 검색 알고리즘을 매년 과기정통부 장관과 방통위원장에게 제출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김희정 카카오 실장은 “사회적 합의를 이뤄주신다면 적극 검토할 생각이 있다”며 “열린 마음으로 수용하려고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막말· 고성만 오간 포털 압박 공청회
허은아(왼쪽) 국민의힘 의원,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방송 캡처]

공청회서는 포털에 대한 정권의 압력 행사 주장을 놓고 여야 간 고성이 오가는 등 소란도 벌어졌다.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은 ‘카카오 들어오라 해’라는 문자를 보내 구설수에 오른 윤영찬 의원을 겨냥 “윤영찬 당시 네이버 뉴스 담당 임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되고 고주희 전 네이버 뉴스제휴팀장이 청와대로 옮긴 사실을 봐도 민주당 정권이 네이버와 모종의 유착 관계에 있다는 얘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 부사장 출신인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제가 문재인 캠프에 합류한 시점은 대외담당 임원이었고 뉴스담당이 아니었다”며 “동료 의원에 대해 내용 자체도 파악 못하고 명예훼손성으로 얘기한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반발했다.

윤 의원은 자신이 네이버에서 뉴스를 담당하던 시절을 거론하며 “당시 가장 많은 압력을 행사했던 분들은 국민의힘의 전신 당”이라며 “ ‘네이버 들어오라’고 한 사람 누군가요? 폭로할까요?”라고 말하자 여야 간 고성이 오가는 등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이같은 잇따른 정치권의 압박과 설전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도 커진다. IT시민단체 오픈넷은 “행정기관이 언론 유통 시장에 강제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각종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정부의 언론에 대한 외압 행사의 제도화, 거시적으로는 정부의 언론 검열로 해석될 수 있다”며 “이 같은 제도는 정부가 반정부적 언론을 탄압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언론을 유도하는 수단으로 남용할 위험이 높기 때문에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금기시되는 규제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뉴스 서비스 강화하는 구글 …네이버,카카오 틈바구니서 야금 야금

네이버와 카카오가 견제와 압박을 받고 있는 사이 구글은 뉴스 서비스까지 강화하고 있다.

데이터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구글뉴스 모바일 앱 이용자수도 전년 대비 19.85% 증가했다(안드로이드 기준). 월간 이용자 30만명대에 머물던 앱 사용량은 지난해 8월 처음 50만명을 넘어선 뒤 꾸준히 이용자를 늘리고 있다.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유튜브라는 강력한 동영상 플랫폼을 갖고 있어, 영향력을 무시할수 없는 상황이다.

구글 뉴스 서비스는 양대 포털과 마찬가지로 인공지능(AI)을 도입해 개인화 추천뉴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개편을 통해 ▷실시간 주요 뉴스 5개 선정 ▷분야별 헤드라인 모음 ▷뉴스 스탠드를 통한 매체 구독 ▷위치 기반 지역별 뉴스 집중 제공 ▷뉴스 저장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사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와 뉴스를 연계해 제공하고 기사와 관련된 실시간 트윗(트위터 게시글)도 함께 노출시키고 있다.

구글은 네이버 뉴스 스탠드와 유사한 ‘뉴스 쇼케이스’ 플랫폼의 국내 진출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부터 도입된 뉴스 전용 플랫폼 뉴스 쇼케이스를 통해 지난달까지 13개국 500여 언론사들과 콘텐츠 사용 계약을 맺었다. 국내는 2,3년 내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3년 동안 뉴스 제작에 10억 달러(약 1조1170억 원)를 투자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프로젝트”라며 새로운 뉴스 플랫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dingdong@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