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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아니다(?)…스팩돌풍 원조 삼성스팩2호 기업가치 따져보니
뉴스종합| 2021-06-02 14:01

[헤럴드경제=박이담 기자] 지난달 메타버스 관련 기업인 엔피와 합병 소식이 발표된 이후 삼성스팩2호 주가가 가파른 급등세를 이어가자 투자 광풍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합병 이후 기업가치를 산정한 결과 동일한 메타버스 관련주와 비교해 볼 때 기업가치가 과도하게 평가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다만 합병대상 없이 무차별적으로 오른 스팩주에 대해선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스팩2호는 지난달에만 293% 상승했다. 지난달 31일 8580원에 거래를 마친 후 투자위험종목에 지정돼 1일 거래가 정지된 뒤 이날 거래가 재개됐다.

삼성스팩2호의 상승세는 최근 성장 산업으로 각광 받는 메타버스 관련 기업인 엔피와의 합병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뤄졌다. 삼성스팩2호는 전날 공시를 통해 양사의 합병 비율을 공개했다. 삼성스팩2호와 엔피의 합병기준가는 각각 2000원과 1만2382원으로 합병비율은 1대6.191이다. 이를 토대로 지난 1일 종가인 8580원을 기준으로 한 합병 후 시가총액은 335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동일한 메타버스 관련주인 자이언트스텝의 1일 기준 시가총액인 4063억원 보다 적다.

실적 또한 엔피가 양호하다. 엔피는 지난 1분기 매출은 52억원, 영업이익은 5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자이언트스텝은 지난 1분기 매출 70억원으로 엔피보다는 큰 규모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5억 적자를 기록하며 흑자를 기록한 엔피보다는 부진했다. 자이언트스텝이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엔피보다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셈이다.

엔피 모회사인 위지윅스튜디오 관계자는 "시장에서 엔피의 잠재성을 높이 평가해주는 것에 내부적으로 고무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엔피의 기업가치를 더욱 높이려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엔피처럼 합병대상이 존재하지 않는 다른 스팩주들에 대해선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합병 대상이 없이 급등했던 스팩들 주가는 2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6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던 삼성스팩4호는 이날 10% 가까이 하락하고 있으며, SK4호스팩, 한국제8호스팩 등도 모두 급락세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풍부한 시장 유동성과 기업공개(IPO)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고려할 때 스팩의 주가 상승이 이상하다고 볼 수 없다"면서 "하지만 합병 등 특별한 이슈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스팩 가격이 높아지는 것은 과열이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parkid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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