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일단 당기자”...영끌하는 2030 ‘마통’ 12兆 더 뚫었다
뉴스종합| 2021-06-03 11:34

지난해 20~30대의 마이너스통장대출(신용한도대출·이하 마통) 신규개설액이 전년대비 70% 급증, 12조원을 넘어섰다. 마통은 일반신용대출보다 이용과 상환이 자유로워 젊은 층을 중심으로 주식, 가상자산 등의 투자를 위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수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이 큰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연내 기준금리 인상까지 예고되고 있어 채무상환능력이 취약한 2030의 재무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졌단 지적이다.

3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추경호 의원실(국민의힘)에 제출한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의 연령대별 마이너스통장 취급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총 59만4000개의 마통 계좌가 신설됐다. 이 중 30대가 19만6000건으로 가장 많았고, 20대는 7만건을 기록했다.

이들 계좌를 통한 전체 신규 약정금액은 26조6000억원으로 전년도 신규 규모보다 58.3%(9조8000억원) 늘었다. 20대와 30대의 신규 금액은 각각 2조6000억원, 9조6000억원으로 2030이 전체의 45.9%를 차지했다.

30대는 전년대비 74.5%(4조1000억원) 증가, 연령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20대도 52.9%(9000억원) 늘어 40대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2030 합산 신규 개설액은 12조2000억원으로 2019년보다 69.4%(5조원) 증가했다.

전체와 20대, 30대 모두 해당 통계가 존재하는 2017년 이후 최고치다. 거래종료일로부터 만 5년 경과시 개인정보 폐기 규정으로 2017년 이전 통계는 없는데, 연도별 가계대출 증가세를 감안할 때 사실상 역대 최고 규모로 보인다.

작년말 기준 전체 마통 잔액은 45조6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0.1%(4조2000억원) 늘었다. 20대와 30대의 잔액은 각각 2조2000억원, 12조7000억원이다. 20대는 1년새 37.5%(6000억원) 늘었고, 30대는 14.4%(1조6000억원) 상승했다.

전체 마통 계좌수는 320만5000개로 1년새 1.3%(4만건) 올랐고, 20대와 30대는 각각 12만6000개, 63만3000개를 기록했다. 20대는 1년새 8.6%(1만건) 증가했고 30대는 같은 기간 1.4%(9000건) 늘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들 5개 은행의 평균 마통 금리는 3.2%(4월 기준)이다. 이자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금리는 0%대지만 가산금리가 2~4%에 달한다. 또 신용등급별로 금리 격차도 큰 상황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최고신용자(1~2등급)의 금리는 3.2%인데 비해 최저신용자(9~10등급)은 11.1%다.

앞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고 정부가 본격적인 부채 조이기에 나설 경우 마통을 비롯한 전체 은행 대출의 이자부담 상승으로 이어져 2030의 연쇄 신용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추경호 의원은 이날 “2030 영끌족의 채무와 이자부담 증가 등이 금융부실의 불씨로 작용하지 않도록 금융당국의 세밀한 관심과 대책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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