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아마존 헤어숍, 이케아 AR 가구점...‘메타버스 경영’ 가속
뉴스종합| 2021-06-18 11:15
아마존이 올해 영국 런던에서 론칭할 예정인 오프라인 헤어숍에서는 메타버스를 통해 머리 스타일을 미리 체크할 수 있다. [대한상의 제공]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만든 게임 ‘제페토’ 안에 구현된 구찌 가상 매장. [제페토 제공]
이케아가 증강현실을 기반으로 만든 어플 ‘이케아플레이스’의 모습. 2000여개의 가구 배치를 직접 시뮬레이션 할 수 있다. [대한상의 제공]

# ‘유통 공룡’ 아마존은 올해 영국 런던에서 대형 오프라인 헤어숍을 론칭한다.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도 많지만 일반적인 헤어숍과 시스템이 다르다. 고객은 증강현실(AR) 프로그램를 통해 염색·컷팅·퍼머 등의 구현 모습을 사전에 시뮬레이션 할 수 있다. 그래픽이 정교하기 때문에 경험이 적은 헤어디자이너라도 시행착오가 크게 줄어든다. 아마존은 가상 현실을 활용한 원격 여행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명품 브랜드 구찌와 글로벌 가구기업인 이케아도 집에서 가상 상품을 적용해 보고 바로 구입할 수 있는 쇼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이러한 ‘메타버스(Metaverse, 3차원 가상세계)’ 개념을 기업 경영에 도입한 사례들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메타버스 개념을 기업 경영에 도입하면 제품 생산에서 들어가는 비용 부담은 줄어들고 생산성과 안전성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한다.

우주(Universe)와 가공(Meta)의 합성어인 메타버스는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등 확장 현실 기술로 구현한 가상세계를 일컫는다. 단순한 가상세계를 넘어 기업 경영이나 일반 실생활 등 활용 영역이 무궁무진할 것으로 평가받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인터넷의 시대가 지나고 메타버스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부도 작년말 ‘가상융합경제 발전전략’을 발표하면서 화학·자동차·조선해양 등 국내 3개 제조업 분야에서 가상공장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례로 ‘버추얼 조선소’를 통해 가상환경에서 다양한 협력사와 협업에 기반한 선박 설계가 가능해진다. 품질 검증과 선박 건조에 대한 안전훈련 등도 원격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화학·자동차 분야는 원격 공장을 통해 생산성이 기존 대비 34% 올라가고, 비용은 10% 감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메타버스 관련 국내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상균 강원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17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초청 경영콘서트에서 “과거에는 기업들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오프라인 쇼핑몰·생산라인 강화에만 집중했다”면서 “이제는 현실 공간의 비즈니스 가치를 가상공간인 메타버스를 통해 더 기업 가치를 높일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아마존의 가상 헤어숍을 비롯해 주요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메타버스 활용 사례를 소개했다.

이케아가 개발한 ‘이케아 플레이스(IKEA Place)’는 증강현실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2000여개가 넘는 가구를 자유롭게 집에 배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구찌도 매장에서 판매하는 신발을 가상으로 신어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로블록스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디지털 명품 가방을 4115달러(약 465만원)에 판매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프랑스 최대 은행인 BNP 파리바그룹은 게임 아이템이나 디지털 의류 시장이 2019년 1090억 달러(약 123조1155억원)에서 올해 1290억 달러(약 145조7055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메타버스에 대해 오해하는 것 중의 하나가 실제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공간에서만 무언가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현실 공간을 디지털 트윈(쌍둥이) 형태로 구현해 메타버스에 동일하게 옮겨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면서 “유통뿐만 아니라 관광·부동산 거래·화재 진압·보안 부문 등에서도 이미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메타버스를 활용한 경영 방식과 관련 김 교수는 “기업에서는 가상 오피스를 통해 직원간 협업을 늘려 생산성을 향상시키거나, 가상공장을 도입해 원가를 줄이고 안전도를 높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지혜 산업연구원 서비스산업연구본부 연구원은 “글로벌 기업들의 적극적인 기술개발과 투자로 메타버스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게임·공연 같은 콘텐츠뿐만 아니라 제조·의료 등 다양한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산업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메타버스 활용 방안 마련과 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양대근·김현일 기자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