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잦은 인사에 검찰 구조 변화…검사장·부장검사 기수 간격 줄어
뉴스종합| 2021-06-21 09:25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20일 김오수 검찰총장을 만나 입법예고된 검찰 직제개편안 및 중간간부 인사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을 나눴다. [법무부]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검찰 내 고위간부와 중간간부 기수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파격 인사와 잦은 물갈이로 검사장급 기수는 대폭 낮아졌는데, 사법연수원 30기 이후 중간간부들은 선배들보다 인원이 많아 인사 적체를 피부로 겪는 상황이다.

박범계 장관은 21일 출근길에서 “(검찰인사위원회를) 이번 주에 열어야 될 것 같다”며 “전체 보직 중에 거의 대부분에 대한 승진 전보 인사가 될 것 같고 아마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전날 김오수 검찰총장을 만나 차장·부장검사 인사에 대한 구체적 의견을 나눴다. 법무부는 이달 중 인사를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단행된 검사장급 인사에선 연수원 29기가 처음 승진하면서 검찰 고위간부의 기수를 더 낮췄다. 문재인 정부 들어 ‘검사장 연소화’ 속도가 더 빨라졌는데, 다른 기관과 비교하면 차이가 확연하다. 전국 최대 규모 지방법원인 서울중앙지법에선 주요 사건을 심리하는 형사합의부장,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선 부장검사가 29기다. 검찰 고위간부 연소화의 주된 원인은 윤석열 전 총장이 기용될 때 전임 문무일 총장에서 한 번에 다섯 기수를 건너뛰고, 단기간에 인사가 여러 번 단행된 데 있다.

고위간부와 중간간부의 기수 차이는 과거와 비교해 확연히 줄어들었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의 경우 6년 전인 2015년 당시 박성재 검사장은 17기, 심우정 형사1부장(현 서울동부지검장)은 26기로 검사장과 최선임부장 사이 9기수 차이가 났다. 현재는 이정수 지검장이 26기, 변필건 형사1부장은 30기로 4기수 차이다. 검사장 승진은 빨라졌지만 중간간부들부터는 늘어난 인원에 따른 인사 적체 문제도 표면화되고 있다. 일선의 한 간부급 검사는 “가장 최근 신규 부장검사가 된 34기의 경우 전체 100여명의 검사 중 부장검사가 된 사람은 40명 안팎에 달한다”며 “예전엔 자연스럽게 시간이 지나면 부장이 됐지만 요즘엔 부장이 못 되고 사직하는 이들이 많다”고 했다. 이번 인사에서 처음 부장이 되는 35기 역시 일부만 부장검사 발령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인사 적체를 고려해 아예 승진 뜻을 접고 일찍 변호사 개업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대형로펌 입사 등에 제약을 받지 않고 상대적으로 더 기회가 많을 때 움직이는 게 현실적으로 더 낫다는 판단에서다. 국가가 비용을 들여 길러낸 법조 전문인력을 더 오래 활용하지 못하는 셈이다.

때문에 공정한 인사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선의 한 검사장은 “될 사람이 됐다 싶은 것과 달리 그렇지 않은 인물이 승진을 하거나 요직으로 가는 걸 보면 박탈감이 더 크다”며 “공정한 인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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