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송영길 “윤석열 배우자 검증 중요…‘X파일’은 野작성 추측”
뉴스종합| 2021-06-23 10:29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서울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서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의혹을 정리한 이른바 ‘X파일’ 논란이 불법사찰 공방으로 번졌다. 대선 출사표를 던진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불법사찰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 반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X파일은 없다”고 선을 긋고 나섰다.

전날 윤 전 총장이 “공기관과 집권당이 개입했으면 불법사찰”이라고 반격에 나서면서 문건의 출처를 둘러싼 논란이 한층 거세지는 모양새다. 여야는 해당 파일의 출처로 서로를 지목하며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하 의원은 23일 BBS라디오에서 “6페이지 정도 되는 X파일 목차를 봤는데, 굉장히 내밀한 프라이버시가 대부분으로 몰래 사찰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내용들이 태반 이상”이라며 “제가 볼 때는 불법사찰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X파일은)야당이 작성할 수 없는 내용이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만 알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윤석열에 대한 불법사찰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여당측 관련자들이 작성한 것 같은데, 여당측에서 공개 못하는 이유가 불법사찰 시비에 말리기 때문 아닌가 싶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X파일’ 논란을 ‘여권발(發) 정치공작’으로 규정짓는 상태다. 김재원 최고위원 역시 이날 TBS라디오에서 “송 대표가 ‘(윤 전 총장 검증) 파일을 차곡차곡 쌓고 있다’고 말한 후에 파일이 여러군데서 나타났다. 송 대표가 (X파일을) 제작해서 유통시킨 원조라고 생각한다”며 “(윤석열 X파일이 아닌) 송영길 X파일이라고 썼어야 했다”고 말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23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이에 대해 송 대표는 “X파일은 없다. 검증 자료를 쌓고 있다는 것”이라며 “나름대로 (윤 전 총장 관련 의혹을) 쭉 정리 해보고 있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출처로는 국민의힘을 지목했다. 그는 “아마 그동안 검찰총장 인사 검증 과정에서 야당 내부에서 여러 가지 자료를 정리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화살을 돌렸다.

송 대표는 ‘X파일’의 존재에 대해서는 부인했지만 윤 전 총장의 처가 의혹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내달 2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총장 장모의 1심 판결이 나오는 점을 거론하며 “대통령의 배우자는 완전히 법적 지위를 가지고 예산의 뒷받침을 받기 때문에 대통령의 배우자 될 사람의 검증은 대통령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윤 전 총장은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인데, 조국 전 장관 부인과 가족에 대해 수사했던 정도보다 (검증이) 더 심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날을 세웠다.

불법사찰 의혹은 전날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이 해당 파일에 윤 전 총장의 금융정보 등 정밀한 내용이 포함됐다며 “기관의 개입이 의심된다”고 하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이에 그동안 ‘X파일 논란’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윤 전 총장은 대변인을 통해 “저는 거리낄 것 없다. 출처 불명 괴문서로 정치공작을 하지말라”며 “공기관과 집권당이 개입했으면 불법사찰”이라고 역공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시민단체가 송 대표와 ‘X파일’ 최초 작성자를 검찰에 고발하면서 문건의 출처와 불법사찰 논란은 한층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는 이날 해당 파일을 처음 언급한 송 대표와 성명불상의 최초 작성자를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법세련은 ‘X파일’에 기재된 내용을 수집하는데 관여한 성명불상의 국가기관 관계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하겠다는 방침이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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