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고궁박물관 모란 전시, 빛의벙커·뮤지엄다 맛보기 퍼포먼스 눈길
라이프| 2021-07-06 12:32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국민과 외국인을 위해 무료 개방하는 경복궁 남서쪽 국립고궁박물관이 민간 미술관·박물관의 현란한 빛의 퍼포먼스를 일부 차용해 눈길을 끈다.

국립 고궁박물관이 대국민 무료관람 특별전시 ‘안녕 모란’전을 위해 만들어놓은 빛과 거울의 모란 체험공간.
안녕 모란 메인전시실이자 제2부 전시공간. 비운의 효명세자가 아끼던 여동생 복온공주가 혼례때 입은 것과 비슷한 모란꽃 활옷이 처음공개된다. 이곳 역시 전에 없던 모란꽃 주제 미디어 아트가 어우러진다.

대표적인 미디어퍼포먼스를 구사하는 곳은 제주 빛의 벙커와 부산 뮤지엄다(DAH)이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김동영)은 7일부터 10월 31일까지 모란꽃을 매개로 조선왕실 문화를 살펴보는 특별전 ‘안녕, 모란’전을 열면서 터널같은 체험공간과 거울방에 미디어기술을 적용했다.

사방이 모란으로 가득하고 외국 SF영화의 한장면 처럼 한명이 여럿이 되어 광활한 모란꽃밭을 패션모델 처럼 워킹하는 기분을 느낀다.

국민들은 아마 빛의 벙커에서 봤던 어떤 느낌, 뮤지엄 다에서 느끼는 환타지의 일부를 맛보기로 경험할 것 같다. 물론 메인은 귀중한 문화재의 공개와 대국민 향유라서 미디어 기술은 메인이 아니다. 다만 최근들어 디지털 기술이 문화유산에 더 많이 적용되면서 문화재도 멋지고 매력적이라는 이미지를 심는 훌륭한 백댄서가 되고 있다.

국립고궁박물관 모란꽃 빛의 터널에 들어오면 나의 복제 그림자가 모란꽃 위를 걷게 된다.

모란은 우리나라 고대국가 시절부터 고귀하고, 평안을 도모하며, 악귀와 흉한 것을 물리치는 상징이었다. 왕실에 장식과 혼례, 정조대왕의 장례 등에 어김없이 핵심적인 상징코드로 등장한다.

손이 많이 가고 토양과 식생을 가려 피는 꽃이라 왕실에서 주로 키웠고, 행여 민가에서 피면 길(吉)할 징조라고 여겼다고 한다.

창덕궁에 있던 궁중 모란무늬 혼례복 옷감속에서는 옷의 모양새를 유지하기 위한 종이심이 발견됐는데, 확인해보니 과거시험 답안지였음이 밝혀져 눈길을 끌었다.

이번 전시에는 모란도 병풍을 비롯하여 궁궐의 그릇, 가구, 의복 등 각종 생활용품과 의례용품에 즐겨 장식되던 모란꽃을 담은 여러 유물 120여점이 대거 공개되며, 모란이 수놓인 창덕궁 왕실혼례복이 처음 공개된다.

특히, 창덕궁 낙선재에서 포집한 모란향으로 제작한 꽃향기가 전시공간에 퍼지도록 하고, 빗소리와 새 소리 등 정원에서 들을 수 있는 생생한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구성해 한결 생생한 감상의 공간이 되도록 꾸몄다.

비녀에도 모란무늬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 관람을 위해서는 누리집을 통해 사전예약을 해야 하며 현장접수도 할 수 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하여 사전예약과 현장접수를 합하여 시간당 100명, 일일 최대 1000명까지 개인 관람으로만 입장이 가능하고 마스크 착용과 발열 여부 점검, 한 방향 관람 등을 지켜야 한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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