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시장맛집 여기 있습니다” 전통시장이 e커머스 경쟁력으로 ‘부상’[언박싱]
뉴스종합| 2021-07-07 10:48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연합]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 주부 이모(42)씨는 최근 온라인으로 근처 전통시장에서 판매하는 술빵과 도너츠, 젓갈 반찬류 등 시장 먹거리를 골고루 주문했다. 이씨는 “가끔 시장 간식이 먹고 싶을 때가 있는데 편리하게 배달로 즐길 수 있어 좋다”며 “과일은 직접 보고 사는 편인데 평이 좋은 과일가게에서 주문했더니 품질도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전통시장 맛집이 이커머스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통시장과 협업을 통해 상생의 가치를 누리는 것은 물론 전통시장의 특색이 담긴 이색상품을 구비하는 등 제품 경쟁력까지 높일 수 있어 일석이조다. 음식 및 식료품 배달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 전통시장과도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시장 안 가도 바로 맛보는 ‘시장 맛집’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온라인쇼핑동향에서 음식서비스(배달)는 전년동기대비 62.2% 증가했다. 음·식료품도 38.1% 증가하며 온라인쇼핑 전체 증가율 26%를 웃돌았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쇼핑이 늘면서, 신선식품 등 그간 온라인 쇼핑 비중이 낮았던 상품들도 빠르게 비중이 확대되는 중이다.

이에 오프라인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전통시장도 시대의 변화에 맞춰 온라인 배송을 강화하는 추세다. 놀러와요 시장(놀장) 어플리케이션 등 전통시장의 배달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네이버의 장보기 서비스 덕분에 대한 전통시장의 관심도 크게 늘었다.

2021년 5월 온라인쇼핑 동향.[통계청 제공]

네이버의 ‘동네시장 장보기’는 이용자의 위치를 기준으로 2시간 내 또는 당일 배달 가능한 전통시장을 보여준다. 시장 한 곳을 고르면 그 시장 내 다양한 점포의 상품을 한꺼번에 담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지난해 초 10곳에 불과했던 서비스 시장은 현재 105곳으로 늘었고, 올 상반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00% 이상 증가하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성공사례가 이어지면서 전국의 시장 상인회와 지역자치단체들의 입점 문의도 크게 늘었다. 네이버 측은 올해 160개 시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배달플랫폼도 전통시장 공략에 나섰다. 위메프오는 지난달 중랑동부시장을 시작으로 전통시장 맛집 배달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이달 광주광역시 전통시장 2곳(무등시장, 남광주해뜨는시장)도 추가된다. 향후 전통시장 배달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배달의민족은 지역 특산물 산지 직송 서비스 ‘지역별미’ 등을 통해 전통시장의 소상공인까지 아우르는 중이다.

전통시장, 시그니처 메뉴 개발에 ‘라방’도 한다

온라인 판매가 활기를 띠자 그 지역 전통시장만의 시그니처 메뉴를 개발하거나, 판매에 라이브방송을 적극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네이버 장보기에 입점한 경남 양산 남부시장에선 간편 조리식을 즐기는 고객을 겨냥해 ‘온라인에서만 맛볼 수 있는 활용만점 짜장소스’를 선보였고, 쇼핑라이브를 통해 고객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확인한 신영시장의 ‘애플앤치킨’은 치킨도시락, 샐러드에 이어 다양한 1인먹거리 신상품 개발에도 착수했다.

네이버 동네시장 장보기 로고.[네이버 제공]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대기업이 시장 유명맛집과 손잡고 상품을 개발하는 식이었다면, 이커머스 영역이 확대된 현재는 전통시장이 자체적으로 상품을 개발하고 온라인 판매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11번가는 광장시장에서 50여 년째 과일을 판매하고 있는 ‘광진과일’, 30년간 운영해온 정육점 ‘동흥축산’의 식품을 오는 9일 11번가 라이브방송 코너 ‘라이브11’(LIVE11)에서 소개할 예정이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최근 서울 광장시장과 손잡은 11번가는 광장시장에서 수십년 간 전통을 이어온 상점들의 과일, 정육 신선식품을 할인판매하는 기획전을 오는 11일까지 진행한다.

한편 전통시장의 자생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작업도 한창이다. 스타필드 안성은 지역상생활동의 일환으로 안성맞춤시장만의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을 지원한다. 지난 2월부터 시장 현황 조사와 답사를 통해 시장 상인들과 긴밀히 소통한 결과 F&B(식음료) 콘텐츠 강화가 필요하다는 개선 방향을 수립하고 단계별 맞춤 컨설팅을 추진할 예정이다. 앞서 스타필드 하남은 지난해 신장시장의 시그니처 도시락 개발을 지원하기도 했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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