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尹에 냉랭한 김종인, 원희룡 띄운 이유? [정치쫌!]
뉴스종합| 2021-07-07 19:01
원희룡 제주지사(오른쪽)가 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열린 희망오름포럼 출범식에서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두고 “대통령으로서 갖출 자질은 다 갖췄다”고 추켜세웠다. 야권 대선주자 중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지금의 지지율이 결정적이라고 보면 안된다”고 깎아내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대한민국 역사에서 제1야당이 대통령 후보감을 놓고 이렇게 허둥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처음”이라고 쓴소리를 내놨다. 지나치게 당 밖 주자에 휘둘리고 있다는 비판으로, ‘자강론’에 힘을 실은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원희룡 지사 지지 의원모임 ‘희망오름포럼‘ 출범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 퇴임 후 특정 대선주자 관련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그는 “원 지사가 정치적 휴식기간 갖고 도지사를 두 번 경험했기 때문에 처음 (정치를) 시작하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우리나라가 처한 여러 상황을 잘 인식하고 자기 나름대로 나라를 끌고갈 수 있다고 본다”며 호평했다.

최근 자신과 윤 전 총장과의 회동설이 계속 나오는데 대해서는 “전혀 그런 계획도 없고 그런 일도 없다”고 일축했다. ‘윤 전 총장에게 연락이 왔느냐’는 질문에도 손사래를 쳤다.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열린 원회룡 제주지사 지지 현역 국회의원 모임인 '희망오름'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정치권에서는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와 판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은 서울시장 야권 단일화 당시 국민의힘 입당을 거부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며 “국민의힘 후보가 서울시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당내서 안 대표를 지지하는 세력이 적지 않았음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강론’을 밀고나가 끝내 오세훈 시장을 당선시켰다. 때문에 보궐선거 후 여의도 안팎에서는 ‘김종인 매직’이라는 말이 회자되기도 했다.

김 전 위원장 본인도 이날 축사에서 서울시장 선거를 거론했다. 그는 “지난 1년간 국민의힘 이끌면서 이 당이 실제 정치를 하는 당인가 의심하기도 했다”며 “작년 가을 과연 우리가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우리 힘으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었나. 외부인에 의존해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해볼까 하는 인물들이 많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자신을 가지고 선거에 임하면서 문재인 정권 심판을 했기 때문에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며 “국민의힘이 다음 대통령 후보를 만들 수 있다는 의지로 대선에 임해야 한다. 국민의힘이 대한민국 제1야당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중식당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오찬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

실제로 윤 전 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 현재 범야권 유력 대선주자는 국민의힘 밖에 있는 상태다. 윤 전 총장은 대권 도전 선언 후 민심투어를 진행하며 독자행보를 걷고 있으며, 최 전 원장 역시 이날 “정치에 참여하겠다고 생각했다”고 정계 진출을 공식화했지만 실제 입당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당내 주자로는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 하태경, 김태호, 황교안, 윤희숙, 안상수, 장기표 등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거나 준비 중이지만 지지율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상태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한 인사는 “서울시장 선거 시작 때만해도 오세훈이 시장이 될 줄 알았느냐, 또 전당대회 초반에만 해도 이준석이 당대표가 될 줄 누가 알았겠느냐”며 “지금 당장 지지율이 높다고 해서 윤석열에만 목을 매달고 있으면 안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날 ‘희망오름포럼’에는 현역의원 34명이 발기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29일 윤 전 총장 대권 출마 선언행사에 참석했던 의원 수(24명)보다 많은 숫자다. 국민의힘 전체 의원의 약 3분의 1에 달한다.

특히, 이 가운데 초선의원이 무려 31명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국민의힘 전체 초선 56명 중 절반이 넘는다. 김 전 위원장은 “원 지사가 자기들이 기대할 수 있는 유망주가 아니겠느냐는 측면에서 (초선들이) 포럼을 발족한 것 아닌가”라며 “오늘 포럼에 참여한 사람들은 정상적인 생각을 가진 것”이라고 말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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