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디지털 전환의 그늘...금융권, 취업문 더 좁아지나
뉴스종합| 2021-07-23 12:14

금융의 디지털 전환과 비대면 거래 증가 등에 따라 향후 5년간 금융업계 취업자(순증분) 수가 매년 1400여명씩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은행이나 상호금융은 디지털 전환으로 취업자 감소 전망이 높은 반면, 카드 등 여신업계는 취업자 증가 전망이 높았다.

금융위원회가 금융연구원에 의뢰해 수행한 ‘2020년 금융인력 기초통계 분석 및 수급 전망’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보험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기준 78만1000여명이다.

보고서는 최근 5년(2016~2020년) 금융·보험업의 성장속도와 고용탄력성을 바탕으로 향후 5년(2021~2025년) 취업자수가 얼마나 늘어날 지 전망했다. 성장속도는 한국 경제가 잠재성장률에 따라 성장할 때 금융·보험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수준(6.22%)을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했다. 고용탄력성은 부가가치가 증가할 때 취업자수가 얼마나 늘어나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로 최근 5년 평균이 -0.08이다. 비대면 거래 증가에 따른 지점 및 인원 감축 등으로 ‘고용없는 성장’이 나타나 부가가치가 늘어나도 취업자는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금융·보험업 취업자는 향후 5년간 매년 약 0.24%씩 수요가 감소해 연평균 1437명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가 4차 산업혁명이 금융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업계에 설문조사를 한 결과도 비슷하다. 4차 산업혁명이 금융인력 수요를 감소시킨다는 응답이 77.9%로, 증가시킨다는 응답(22.1%)보다 많았다.

업권별로는 인력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이 신협(86.4%), 손해보험(83.3%), 은행(75%), 상호저축(72.4%), 증권(69.3%), 리스할부(68.6%), 생명보험(53.8%), 자산운용(51.9%) 순으로 많았다. 상호금융이나 보험업권은 판매채널 비대면화를 감소 요인으로 꼽았고, 증권이나 자산운용은 인공지능(AI) 활용 증가를 꼽았다.

반대로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은 신기술(61.1%), 신용카드(60%), 신탁(57.1%)이 높았다.

다만 보고서는 “최근 5년 고용탄력성이 낮아진 것은 기술발전으로 인한 산업 구조 개편과 고령층의 대규모 퇴직이 맞물리면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며 2001년 이후 20년간의 장기 고용탄력성(0.04)를 전제로 한 낙관적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금융·보험업의 성장속도가 한국 경제 성장 속도보다 빠르게 성장할 경우(2025년 경제에서 차지하는 부가가치 비중이 6.7%로 증가) 취업자가 5년간 연평균 1177명씩 늘어나게 된다. 또 한국 경제 성장 속도와 같은 속도로 성장할 경우(부가가치 비중 6.22% 유지) 연평균 699명 증가하며, 한국 경제 성장보다 느리게 성장할 경우(부가가치 비중 5.74%로 감소) 연평균 191명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김성훈 기자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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