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7만전자'와 '11만닉스'에 몰려든 개미, 웃을 수 있을까
뉴스종합| 2021-07-24 10:06
반도체 생산 공장의 모습 [헤럴드DB]

[헤럴드경제=박이담 기자] 국내 시가총액 1, 2위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어닝시즌을 맞이하고도 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7만원선, SK하이닉스는 11만원선에 발목이 잡혀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8일 8만원선이 깨진 이후 2주 넘게 7만원선에서 횡보 중이다. SK하이닉스도 지난 19일 12만원선이 허물어진 이후 반등하지 못하고 5거래일 연속 11만원선에 머무르고 있다.

삼성전자가 2분기 잠정 경영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63조원, 영업이익 12조5천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2분기(매출 53조원, 영업이익 8조1천500억원)에 비해 매출은 18.94%, 영업이익은 53.4% 증가한 것으로 시장 전망치를 10% 이상 상회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모습. 연합뉴스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반도체주가 휘청이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저점 매수 기회로 삼고 적극적으로 이들 종목을 사들이는 모습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로 2조1897억원을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는 8604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달 들어 개인은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한 규모는 6조3888억원이다. 이중 절반 이상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투입한 셈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처한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만 반도체 기업인 TSMC는 물론 미국 인텔과의 경쟁 심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1위인 TSMC는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키우며 호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엔 인텔이 세계 4위 파운드리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인텔의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는 삼성전자에게 위협적인 소식이다"면서 "14나노미터(nm) 이하 공정 파운드리 산업 경쟁구도가 대만, 미국, 한국 3파전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SK하이닉스도 2분기 영업이익 전년 동기 대비 두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가가 힘없기는 마찬가지다. 증권가에선 현재 실적은 좋지만 앞으로의 실적에 대한 우려가 겹친 것으로 풀이한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메모리 반도체 전방 재고가 일부 소화되지 않으면서 디램 가격 협상 과정에서 일부 고객들의 가격 저항이 발생했다"면서 "이에 따라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 고점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확대하는 증시 속에서 여전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설명한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운드리 시장 호황와 반도체 쇼티지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삼성전자가 보유한 순현금이 100조원을 상회하고 글로벌 경쟁자들 대비 저평가된 점을 감안하면 가장 안정적인 투자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매크로 충격을 제외하곤 추세 하락한 적이 없다"면서 "앞으로의 우려가 이미 주가에 선반영돼 있어 3분기 이후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parkid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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