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
쑥대밭 된 中·홍콩 증시...대형주 울고 선전 테크주 웃었다
뉴스종합| 2021-07-27 11:21

중국과 홍콩 증시가 최근 급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중소형 기술주가 나홀로 강세를 이어가며 주목받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증시는 최근 하락세가 뚜렷하다. 상해종합지수는 전날 3467.44로 거래를 마치며 2.34% 급락했다. 상해종합지수는 최근 한 달 새 3.85% 떨어졌다.

홍콩 증시도 비슷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 항셍 지수는 최근 한 달 새 10.51% 급락한 가운데 전날에만 4% 넘게 떨어지며 연중 최저 수준인 2만6129.32로 마감했다.

이는 중국 정부의 각종 규제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당국은 지난 24일 텐센트가 보유하고 있던 음원 독점 판권을 포기하도록 지시한 데 이어 전날엔 모든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적정성 검토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또 강력한 사교육 규제 조치까지 예고하면서 기술 분야에서 시작된 규제를 교육, 부동산 등 전방위로 넓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 같은 중국의 강도 높은 규제 속에서도 중소형 테크 종목들은 선방하고 있다.

중국판 나스닥 지수를 표방하는 차이넥스트(ChiNext) 지수는 전날 3371.23로 마감하며 최근 한 달 동안의 하락폭이 1.22%에 그쳤다. 차이넥스트 지수는 중국 신성장 기업에 투자하는 지수로 선전거래소에 상장된 종목 가운데 IT, 바이오, 전기차 관련 상위 종목 100개로 구성돼 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중소형 테크주들의 오름세가 뚜렷하다. 전체 종목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기차 배터리업체 컨템퍼러리 암페렉스 테크놀로지(CATL)는 최근 한 달 동안 9% 넘게 상승했다. 인체용 백신연구개발 기업인 월백스 바이오테크놀로지(옥삼생물)도 같은 기간 약 15% 급등했다. 전기차용 리튬 배터리를 개발 생산하는 이브 에너지도 12% 넘게 뛰었다.

차이넥스트 지수를 상해와 선전 종목 중 대형주 300개로 구성된 지수인 CSI300 지수와 비교해보면 대형주 대비 중소형 테크주의 강세가 더 두드러진다. 차이넥스트 지수를 CSI300 지수로 나눈 값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지난 2019년 0.4 초반까지 내려갔던 비율은 꾸준히 상승하며 현재 0.65에 육박했다. 이는 대형주보다 중소형주가, 전통 산업보다 테크주의 오름세가 강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 같은 중소형주의 강세는 중국의 사회주의 시스템 특성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주주보다 국가와 공산당을 우선시하는 사회 구조에서 민간기업들이 영향력과 점유율이 확대하는데 한계가 있지만 중국 당국이 중소 기업에 대해선 기술 발전과 고용 확대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대형 테크 기업에 대한 데이터 규제도 이러한 맥락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사회주의 특성상 사실상 독점에 가까운 대형 테크 기업들 및 전통 국유기업들보다 정부 정책의 수혜가 예상되는 중소형 테크주들의 전망이 더 밝다”며 “상해보다는 선전, 대형주보다 차이넥스트가 유망하다”고 분석했다. 이현정 기자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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