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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안정적 국가신용등급의 낙수 효과
뉴스종합| 2021-07-29 13:25

지난 22일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우리나라 정부 신용등급과 전망을 각각 ‘AA-’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빠른 경제회복력, 강한 대외건전성, 코로나19에 대한 신속 대응 등을 반영한 결과라고 피치는 설명했다. 양적 완화 조치 등에 따른 부동산 가격 상승 및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해서도 정부의 엄격한 가계부채 관리정책이 그 위험을 비교적 잘 억제하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우리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4.28), 무디스(5.12)에 이어 3대 국제신용평가사 모두로부터 역대 최고 수준의 신용등급을 유지하게 됐다. 영국, 미국 등 다른 선진국들이 코로나 사태 등으로 인해 하향된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의미 있는 성과다. 높은 정부 신용등급의 혜택은 우리 국민들의 실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난달 23일 주택금융공사는 해외에서 10억유로 규모의 커버드본드를 발행했다. S&P로부터 AAA 등급을 받았고 금리는 -0.075%로 결정됐다. 한국물 유로화 채권(5년물) 역대 최저 가산금리이자 커버드본드 역대 최저 발행금리다. 이를 통해 주금공은 5년간 매년 152.4억원의 자금조달비용을 절감했으며 이는 모두 정책모기지 대출금리에 반영돼 차주의 이자부담을 경감했다. AAA 등급은 우리 정부 국제신용등급보다도 두 계단 높은 수준이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해외 채권 발행을 위해서는 국제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을 취득해야 한다. 주금공 신용등급은 정부와 같다. 정부가 공사 손실 발생 시 이를 보전한다고 명시한 공사법 손실보전 조항 때문이다. 여기에 커버드본드 특성인 이중상환청구권이 추가되고 공사가 양질의 기초자산(정책모기지론)을 담보로 제공하면서 신용등급이 AAA로 높아졌다.

이중상환청구권이란 공사에 돈을 갚으라고 요구하는 권리와 함께 담보로 제공하는 기초자산집합에 대해 제3자에 우선하여 변제받을 권리까지 보장한 것을 말한다. 정부 신용등급이 하향되면 주금공 커버드본드 신용등급도 같이 낮아지는 구조다. 신용등급보완을 위해서는 담보물을 추가하는 등 신용보강 조치가 필요해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이는 커버드본드 발행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결국 정책모기지 조달비용 증가로 귀결된다. 비용증가는 국민들의 정책대출 이자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주금공은 2010년부터 정부의 안정적 신용등급을 발판 삼아 해외 커버드본드 발행으로 저리의 자금을 조달해오고 있다. 발행 횟수는 물론 규모도 점차 늘려가 한국물 유로화 커버드본드의 가산금리는 2018년 40bp에서 올해 18bp까지 낮아졌다. 주금공의 결실은 정책대출 뿐 아니라 일반대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시중은행이 유로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할 때, 주금공의 가산금리가 비교기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주금공이 개척한 한국물 커버드본드 가산금리 인하 및 투자자 저변확대 효과를 시중은행까지 누릴수 있는 선순환구조다. 주금공 이용자뿐 아니라 시중은행 고객들까지 혜택을 보는 셈이다.

정부는 안정적 국제신용등급 유지를 위해 애쓰고 있다. 주금공은 이에 발맞춰 해외 발행 규모 확대 등 커버드본드 가산금리 인하를 위한 자체 노력을 지속해, 국민이 앞으로도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최준우 주택금융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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