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이란이 유조선 공격” 동조하는 美·英
뉴스종합| 2021-08-02 11:31

이스라엘이 지난달 오만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유조선 피격 사건의 배후로 이란을 직접적으로 지목한 가운데 미국과 영국이 힘을 실어주고 나섰다. 이에 이란이 강력 반발하고 나서면서 중동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1일(현지시간) 주례 각료 회의에서 “유조선 공격 주체가 명백하게 이란임을 천명한다”며 “그에 관한 정보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고 예루살렘포스트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외무장관도 사건 발생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성명을 통해 이란을 배후로 지목하고 강력히 대응하겠다며 보복을 천명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오만 인근 해상에서는 유조선 머서 스트리트호가 드론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아 영국인 선장 1명과 루마니아인 보안요원 1명 등 2명이 목숨을 잃었다.

머서 스트리트호는 일본 기업 소유의 선박이며, 이스라엘 재벌 이얄 오퍼의 국제 해운사 조디악 해양(Zodiac Maritime)이 운용하는 선박이다.

현재 머서 스트리트호는 미 항공모함 USS 로널드 레이건이 안전한 항구까지 호송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의 전통적 동맹국인 미국은 즉각 이란 측의 책임을 묻고 나섰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정보를 검토한 결과 이란이 무인기를 이용해 공격을 감행했다고 확신한다”며 “명분 없는 공격에 대해 파트너들과 협력하며 향후 적절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국민이 목숨을 잃은 영국의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도 “이란이 무인항공기를 1대 이상 동원해 유조선을 공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지었다”며 “이번 공격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란은 같은 날 외무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첫 공식 입장을 내고 이스라엘 주장을 일축했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자국 배후설은) 근거가 없다”며 “이스라엘이 이란을 겨냥해 이런 주장을 한 게 처음이 아니다. 당장 이런 주장을 멈추라”고 반박했다.

이번 사건은 향후 중동 지역 평화 프로세스에도 불투명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 계획) 복원 협상 교착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이란 내부에선 ‘온건파’로 서방과의 화해 정책을 주도했던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8년의 임기를 마치고 강경 보수 인물로 꼽히는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5일부터 4년간의 임기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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