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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헌철의 골프 도구의 이해] 멀리건과 컨시드
엔터테인먼트| 2021-08-10 11:51

흔히 통용되고 있으나 ‘멀리건(Mulligan)’이라는 용어는 골프 규칙에 없다. 잘못된 샷을 없던 일로 하고 다시 칠 기회를 주는 것이 멀리건이다. 일단 멀리건을 썼다면 해당 라운드의 스코어는 무효인 셈이다.

물론 친목 라운드에서 첫 홀의 실수를 멀리건으로 위로해주고 좀 더 좋은 스코어의 기록을 위해 나름대로 팀 규칙을 정해 전 후반 하나씩, 티 샷에 한한다는 정도의 완화된 룰을 정하기도 한다.

만일 나름의 팀 룰에 따라 전 후반의 멀리건을 사용하여, 아웃오브바운즈(OB) 한 개 페널티 한 개를 구제받았다면 몇 타의 이익일까? 3타일까? 18홀에 한두 번 발생할 수 있는 미스 샷을 멀리건으로 구제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마음 편하게 티 샷을 할 수 있을까?

이렇게 전후반 하나씩 OB와 페널티 구역의 샷을 구제받았다면 최소 6타의 구제를 받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친목 도모와 비기너에 대한 배려, 명랑 골프를 지향한다는 관점에서는 스트레스 해소에 좋을 수도 있다. 그러나 매 라운드 너무 과하게 멀리건을 사용하는 것은 결코 옳지 않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더구나 동반자의 권유도 아닌 자발적인 멀리건의 사용은 매너에도 어긋날 뿐 아니라 자신의 멘탈 관리에도 결코 좋지 않다. 멀리건을 사용한 라운드의 스코어는 기록할 가치가 없다고 보면 된다.

‘컨시드(Concede)’란 용어는 골프 규칙에 존재한다. 통상 매치 플레이에서 상대방에게서 부여받는다. 통상 들어갈 만한 거리의 퍼팅을 남겨 놓은 동반자에게 스트로크를 생략하고 들어간 것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스트로크를 해서 안 들어갈 가능성이 있으면 컨시드 대상이 안되는 것이 원칙이다. 컨시드를 받은 플레이어가 퍼트를 해서 안들어가면 컨시드가 취소된다는 골퍼의 애기를 듣기도 하였다. 컨시드는 선언함과 동시에 해당 플레이어가 홀아웃 하는 것으로 간주하기에 컨시드 선언 이후 퍼트하는 건 의미없다. 단지 매너나 진행상 컨시드를 받고난 후, 라인을 점검하고 지나치게 신중한 퍼트를 한다면 좀 그렇다.

컨시드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의 차원에서 이루어질 수 있으며, 원활한 진행을 위해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과도한 컨시드의 남발은 상대 골퍼의 신중한 숏퍼트 기회를 빼앗을 수 있으며, 공정한 플레이를 불가능하게 한다.

골프는 스윙과 퍼트로 이루어진 게임이며, 퍼트는 그린피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동반자의 그린 플레이를 방해하는 정도의 과도한 컨시드 남발은 비매너 플레이로 이어질 수 있다.

평소 컨시드를 받을만한 거리에서 퍼트를 놓치면 롱 퍼트에 압박이 오고, 롱 퍼트의 압박은 어프로치, 세컨드 샷에도 부담을 준다. 결국 플레이 전반에 압박감이 더해지는 것이다. 진행에 무리를 주지 않으며 자신에게 컨시드없는 플레이를 경험시키는 재미도 쏠쏠하다.

룰을 지키며 멀리건, 컨시드없이 플레이 한 스코어가 자신의 스코어다. 너무 느슨한 라운드가 습관이 된 골퍼는 타이트한 게임을 하게 되면 멘탈이 붕괴될 수 있다. 가급적 엄격한 룰을 적용하는 라운드를 권하고 싶다. 이러한 필드 경험이 골퍼를 성장시킨다.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동반자에게는 관대한 골퍼가 길게 보면 성장하고 발전하며 칭찬은 덤으로 얻어진다.

멀리건, 컨시드 없는 플레이는 진정한 골프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다. 적절한 스트레스를 위해 게임은 존재하는 것이며 스트레스는 극복해야 하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골프이론가, 젠타골프코리아 대표]

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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