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첫 2000명대…“셧다운 아니면 답 없어” vs “독감처럼 안고 가야”[촉!]
뉴스종합| 2021-08-11 10:2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2000명대를 돌파한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주희·김지헌 기자]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1년 반 만에 일일 신규 확진자가 2000명대를 돌파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단계인 4단계 시행이 4주째 이어지고 있지만 확산세가 줄기는커녕 더욱 거세지고 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봉쇄와 가까운 거리두기 초강수가 필요하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와 “이제는 확진자 수 통제식 방역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방역 패러다임 전환’은 시기상조라고 우려했다.

이날 헤럴드경제가 만난 경기 파주시에 사는 회사원 김모(25) 씨는 “돌파감염과 집단감염이 줄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현행 거리두기 4단계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주변에도 여름 휴가를 위해 이동하는 경우가 많고 지역별로 다른 거리두기로 원정 골프나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다”며 “지난해 여름과 비교해봐도 이 정도면 ‘카페·음식점 이용 제한’을 넘어 ‘봉쇄’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취업준비생 신모(25) 씨는 “2200명대 확진이라는 숫자가 믿기지 않는다”며 “셧다운을 하지 않으면 답이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9호선 출퇴근 시간만 해도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다니고 해외에서 유입되는 변이 바이러스도 못 막고 있다”며 “모든 걸 멈춰야 간신히 (확산세가) 잡힐 듯 말 듯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경기 용인시에 사는 회사원 서모(25) 씨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치사율이 독감 수준보다 조금 높다고 들었다”며 “여기서 거리두기를 더욱 강화하는 게 사회·경제적으로 더 효용성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계속 봉쇄하지 않는 이상 언젠가 또 확진자 수는 급증할 것이고 ‘조였다 풀었다’가 반복되니 이젠 확진자 수를 통제하려는 관점을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주부 김모(53) 씨도 “코로나19 바이러스도 독감처럼 안고 가야 하는 단계가 아닌가 한다”며 “이제는 백신으로도 막을 수 없고 감염 증상도 폐렴 수준으로 심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의 피로도로 인해 거리두기로 확진자 수를 통제하려는 정책은 소용이 없을 것”이라며 “위중증 환자 수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가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자영업자도 역시 계속되는 거리두기에 지치자 확진자 수 대신 치명률 중심의 방역 정책으로 전환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재인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은 “확진자 수 중심으로 거리두기를 관리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코로나19 확진자 중 사망자 비율을 중심으로 거리두기를 따지는 치명률 중심 관리를 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방역 패러다임 전환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방역 당국은 치명률 중심의 방역 전환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영국 싱가포르 등 치명률 중심의 방역 전환이 논의되는 국가들은 1차 접종률이 70%인 상황이며 해외 전문가들 역시 이에 대해 조심스럽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반 국민이 상황을 잘 모르고 하는 이야기”라며 “독감과 비교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치명률이 10배에 이르며 독감과 달리 치료제와 백신으로 통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확진자 수가 늘어나면 그만큼 위중증 환자도 늘어나기 때문에 치명률 중심의 방역 전환은 지금 상황에서 이치에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현시점에서 코로나19를 독감처럼 여기기 어렵다”며 “국민이 거리두기로 인해 지쳐서 그렇게 생각하고 싶어도 코로나 바이러스는 독감과는 엄연히 다른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이 적절히 이뤄지지 않으면 다른 여러 나라에서 그랬던 것처럼 또다시 큰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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