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이탈리아, 48.8도 폭염에 화재 잇따라…터키선 산불에 홍수까지 [인더머니]
뉴스종합| 2021-08-12 05:56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소방차가 출동한 모습. [A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이탈리아가 ‘역대급’ 폭염 속에 잇따른 대형 산불로 큰 피해를 입는 등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 현상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상 최악의 산불 피해가 발생한 터키에선 엎친데 덮친 격으로 홍수까지 발생했다.

남부 시칠리아 기상청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시칠리아섬 남동부 도시 시라쿠사의 낮 최고기온이 섭씨 48.8도까지 치솟은 것으로 잠정 기록됐다.

확인·분석 절차를 거쳐 이 수치가 공식 인정되면 유럽대륙의 역대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기존 최고기온 기록은 1977년 7월 10일 그리스 아테네의 48도다.

이는 아울러 1999년 8월 시칠리아에서 기록된 비공식 최고기온인 48.5도도 넘어선 것이다.

이탈리아를 엄습한 열파 ‘루시퍼’의 영향으로 이날 시칠리아 외에 남부 대부분 지역이 낮 최고기온 40도를 넘는 무더위에 시달렸다.

수도 로마가 속한 라치오주(州)와 토스카나주 등 중부지방 역시 낮 최고기온이 40도에 육박했다.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서 사람들이 뜨겁게 달아오른 광장 위를 걸어가는 모습. [AP]

이번 열파는 주말께 절정에 달할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하고 있다.

폭염과 맞물려 시칠리아와 칼라브리아주 등에서 동시다발로 발생한 산불의 확산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이탈리아반도 앞굽에 해당하는 남부 칼라브리아에서는 불길이 가옥을 통째로 집어삼키며 76세 남성이 사망했다.

고온의 강한 바람을 탄 화염이 건조한 토질과 바싹 마른 수풀을 잿더미로 만들며 빠르게 밀고 내려오면서 주요 도로가 폐쇄됐다. 일부 마을 주민은 안전지대로 급히 대피했다.

칼라브리아주 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아스프로몬테 국립공원의 자연보호구역도 화마의 위협 아래 놓였다.

자연보호 관련 비정부기구인 세계자연기금(WWF) 이탈리아 본부의 단테 카세르타 본부장은 소방 항공기 등 가용한 자원을 더 동원해야 한다며 “더 늦으면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인류의 자연유산을 영원히 잃어버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탈리아 대표적인 여름 휴양지인 사르데냐섬도 화마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달부터 지속해서 발생한 수십 건의 화재로 서울 면적의 3분의 1인 200㎢ 규모의 산림이 소실되는 피해를 봤다.

같은 날 로이터·AP 통신 등에 따르면 폭우로 인한 홍수가 터키 북부 지역을 강타해 교량이 붕괴하고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흑해에 면한 바르틴, 카스타모누, 시노프 주 등이 가장 큰 타격을 당했다.

11일(현지시간) 폭우로 인한 홍수가 터키 북부 지역을 강타해 교량이 붕괴하고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AFP]

AP 통신은 카스타모누주 도시 보즈쿠르트가 침수되고 차량 수십 대가 물에 쓸려 갔다고 전했다.

터키 TRT 방송은 북부 바르틴주에서 1명이 홍수 피해에 따른 심장마비로 사망했으며 다른 1명이 실종됐다고 전했다.

터키 재난위기관리청(AFAD)은 바르틴에서 교량 붕괴로 13명이 부상하고, 12개 마을에 정전이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바르틴에서 동쪽으로 약 240㎞ 떨어진 시노프주에선 폭우로 주택 1채가 붕괴하고, 차량이 떠내려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FAD는 시노프에서 병원 1곳이 긴급 이주했으며, 일부 도로가 봉쇄됐다고 전했다.

터키 북부 지역은 폭우가 내리는 여름철에 자주 홍수 피해를 본다. 지난해에도 5명이 홍수로 숨졌다.

북부 지역의 홍수는 남부 지역 산불 재난에 뒤이은 것이다.

터키에선 지난달 28일 남부 안탈리아주에서 발생한 산불이 남서부 무을라, 아이든 주 등으로 확산하면서 대규모 산림이 탔다.

이번 산불로 10만 헥타르(㏊) 이상의 숲이 파괴되고 최소 8명이 숨졌으며, 수천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산불은 아직도 완전히 잡히지 않고 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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