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론회 참석’ 둘러싼 양측 갈등의 골 깊어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칠곡군 왜관읍 정희용 의원 사무실에서 열린 고령·성주·칠곡군 당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토론회 참석을 사이에 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측의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윤 전 총장 캠프에서 토론회 추진을 비판하며 ‘당대표 탄핵’을 암시하자 이 대표가 불쾌감을 드러냈다. 전날 윤 전 총장이 “(이 대표와) 갈등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말했지만, 양측 사이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측 캠프 종합상황실의 신지호 총괄부실장의 CBS라디오 방송 발언을 공유하고 “탄핵이야기까지 드디어 꺼내드는 것을 보니 계속된 보이콧 종용과 패싱 논란, 공격의 목적이 뭐였는지 명확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부실장은 전날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당 경선준비위원회가 대선 예비후보 사이의 토론회를 추진하는데 대해 “당대표 결정이라고 해도,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지 않으면 탄핵도 되고 그런 것 아니냐”고 말했다. 경준위가 오는 18일과 25일 토론회를 개최키로 한 것이 당헌당규를 넘어선 월권이라는 비판이다.

다만, 신 부실장은 “이 대표와의 갈등, 충돌 이걸 최대한 자제하고 피했으면 하는 게 저희의 본질”이라며 “불필요한 오해가 있으면 치맥 아니라 뭐라도 해서 해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재선 의원들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대선 앞두고 당 대표를 지속적으로 흔드는 캠프는 본 적이 없다 했는데 알겠다”며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이 대표는 또, “모 유튜브 채널이 하던 말을 항상 그대로 하시는 걸 보니 당보다는 유튜버들과의 관계가 더 중요하신가 보다”며 “하시고자 하는 일들에 건승하시라”고 덧붙였다.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 역시 “이쯤되면 막가자는 것”이라며 “왜 이런 막말을 하는가. 이분들 눈에는 정권교체는 안보이나, 아니면 이미 권력을 잡았다고 아무나 뭉개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실장은 “이 대표의 등에 올라타 정권교체의 길로 달려나가도 시원찮은 판에 당대표를 흔들고 가로막아서 도대체 무슨 이익이 있다고 이런 망발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대선후보와 당대표 간극을 벌리고 있는 사람들이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엄중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와의 갈등설에 대해 “제 입장에서는 갈등할 아무런 이유가 없고 그동안 잘 소통해왔기 때문에 그렇게 비치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며 “그런 것(갈등설)을 해소할만한 것이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토론회 참석 여부에 대해서도 “당에서 공식 요청이 오면 적극 검토하겠다. 검증이나 면접, 토론에 당당하게 응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면서도 “정치적 관행 등 여러 고려할 사항이 있으니 캠프와 의논해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