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극단적 선택 시도 응급실환자 절반이 음주상태서 ‘반복경험’
뉴스종합| 2021-08-19 12:46
[헤럴드DB]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다 응급실에 실려 간 사람 2명 중 1명은 과거에도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으며, 자살 시도 당시 음주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은 19일 전국 66개 병원 응급실에 내원한 자살시도자 2만2572명을 분석한 '2020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결과' 자료를 공개했다.

응급실 내원자 가운데 설문에 응답한 1만6698명에게 과거 자살시도 경험을 물어본 결과 49.1%인 8205명이 과거에도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 이들 자살 시도자의 절반가량(49.2%)은 자살 시도 당시 음주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을 충동적으로 시도했다는 사람은 응답자의 90.2%에 달했다. 자살시도의 동기는 '정신장애 증상'이 36.4%로 가장 높았고 이어 대인관계(18.1%), 말다툼 등(11.6%), 경제적 문제(8.0%) 등의 순이었다.

성별로는 여성이 62.7%(1만4148명)로, 37.3%(8424명)인 남성보다 많았다. 연령대 별로는 20대가 28.3%로 가장 높았다. 30대, 40대, 50대는 각각 14.7%, 14.6%, 13.0%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향후에도 자살 생각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체의 33.2%가 '있다'고 응답했다. 다만 시기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는 답변이 89.8%를 차지했다.

자살시도자 8069명을 대상으로 사후관리서비스를 시행하고 효과를 분석한 결과 전반적으로 자살위험도와 자살계획·시도에 대한 생각이 감소하고 알코올 사용, 스트레스, 식사, 수면, 우울감 등에서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효과는 1회차 면담과 4회차 면담 이후의 관련 지표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분석됐다. 분석대상자의 자살위험도를 상·중·하로 구분할 때 정신건강전문요원의 사후관리서비스를 1회 받았을 때 '상'에 해당하는 그룹은 14.4%였으나 사후관리를 4회 받은 후에는 6.5%로 낮아졌다.

자살 생각이 있다고 답한 인원은 사후관리 초기에는 27.5%가량이었으나 4회 면담 진행 이후에는 15.7%로 줄었다. 우울감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사후관리 초기에는 65.3%에 달했으나 면담을 완료한 후에는 48.5%로 낮아졌다.

한편 의료비를 지원받은 응급실 내원 자살시도자의 경우 사후관리서비스에 지속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후관리서비스에서 중도 탈락한 비율은 의료비 수혜자가 의료비를 지원받지 못한 그룹에 비해 22.9%포인트 낮았다. 자살위험도 감소율 역시 의료비를 지원받은 사람들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복지부 관계자는 "앞으로 응급실 사후관리사업 수행기관을 늘려나가겠다"며 "자살시도자가 어느 응급실에 가더라도 적절한 치료와 사후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건강보험 수가를 적용하는 시범사업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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