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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탈레반과 친밀감 과시…왕이 “국제사회, 압력 대신 격려를”
뉴스종합| 2021-08-20 09:57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왕이(王毅·오른쪽)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중국 톈진(天津)에서 탈레반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 정치 지도자인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와 만난 모습. [A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중국이 국제사회를 향해 아프가니스탄을 완전히 장악한 이슬람 무장 세력 탈레반을 적극 포용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나섰다.

20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다음 단계 아프간의 상황에 여전히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이 있다”며 “국제사회는 탈레반에 더 많은 압력을 가할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방향으로 더 격려하고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왕 부장은 아프간에 대한 유화적 접근이 “아프간 국내 상황을 안정화하고 난민과 이민의 충격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중국은 내정 불간섭을 전제로 계속해서 아프간 문제에 건설적인 역할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아프간의 자금을 동결하기로 하면서 탈레반 돈줄 옥죄기에 나선 미국과 대조적인 움직임이다. 탈레반 정권과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미국이 철수하는 아프간에서 영향력을 키워가려는 의중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왕 부장은 “아프간 상황은 또 하나의 반면교사의 교과서이며 교훈은 매우 고통스럽다”며 “미국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새로운 고통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로이터]

왕 부장은 “아프간 문제가 군사적 해결에서 정치적 해결의 중요한 단계로 이동했다”며 탈레반이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정치체제를 만들어 온건하고 안정적 정책을 추구함으로써 새로운 내전 발발을 막을 것과, 테러조직 단속, 국제사회의 건설적 역할 등을 강조했다.

이에 라브 장관은 “아프간이 다시 테러의 진원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아프간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강조했다.

라브 장관은 또 영국이 아프간 난민 2만명을 수용할 것이라고 발표한 사실을 거론하며, 아프간의 이웃 국가들이 난민 수용에 나설 수 있도록 돕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왕 부장은 일부 서방 국가들의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 보이콧 움직임에 대해 “올림픽 헌장과 선수의 권익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라브 장관은 영국이 베이징동계올림픽 참가에 대해 독립적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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