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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지와 ‘MZ 세대’, 메이저 최다상금 놓고 진검승부
엔터테인먼트| 2021-08-25 08:45
박민지 [KLPGA 제공]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박민지 효과’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가 들썩이고 있다. 상반기에 이미 시즌 6승을 쓸어담으며 ‘대세’가 된 박민지와, 그를 닮고자 노력하면서 맹추격 중인 ‘MZ(민지) 세대’들이 투어 전체의 인기와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26일 강원도 춘천시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파72)에서 개막되는 올시즌 세번째 메이저대회인 한화클래식에서 이들의 진검승부가 절정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KLPGA 투어의 5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가장 많은 총상금 14억원(우승상금 2억 5200만원)이 걸린 대회다.

박민지는 이제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투어의 아이콘이 됐다. 내셔널타이틀인 한국여자오픈을 비롯해 6승을 휩쓴 실력도 실력이지만, 함께 투어를 뛰고 있는 경쟁자들에게 새로운 자극과 영감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박민지는 우승 인터뷰 때마다 공연히 몸을 낮추지 않았다. 솔직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다. 목표도 지레 낮춰 잡지 않았다.

“메이저든 아니든 상관없다. 어떤 대회든 우승하겠다” “폭포가 쏟아지듯 우승하면 좋겠다” “만나는 상대마다 무조건 이기고야 말겠다” “나도 내가 왜이러는지 모르겠다. 미친 것같다” 등 예전같았으면 다소 당돌하게 보였을 표현들도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런데 생각대로, 말하는대로 이뤄졌다. 상반기 3승을 하겠다고 말한 직후 바로 달성됐고, 한번도 해보지 못한 메이저 우승을 하고 싶다고 하면 또 그렇게 됐다. 실력이 뒷받침된 당당함이 동료 선수들을 자극했다.

‘박민지 효과’는 하반기 시작과 동시에 나오고 있다. 상반기를 박민지 혼자 이른바 ‘하드 캐리’했다면, 하반기는 ‘패스트 팔로어’들의 반격이 흥미로울 전망이다. 패스트 팔로어는 새로운 제품이나 신기술을 빠르게 쫓아가는 전략(또는 기업)을 일컫는 산업계 용어다. 최근 우승컵을 들어올린 선수들이 잇따라 박민지의 패스트 팔로어를 자처하며 그의 공격적인 사고와 자세를 따르겠다고 선언했다.

이소미 [KLPGA 제공]

하반기 첫 대회인 대유위니아 MBN여자오픈서 우승한 이소미는 우승소감에서 “민지 언니가 동기 부여가 됐다”고 털어놓았다.

이소미는 “나는 올해 개막전 우승 인터뷰에서 상반기 우승 한 번, 하반기 한 번이 목표라고 이야기했는데, 언니는 매 대회 우승하겠다고 인터뷰를 하더라. 말이 씨가 된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언니처럼 매 대회 매 라운드 최선을 다해 우승을 노려야 한다고 다짐했다. 나도 선수니까 최대한 우승을 많이 노려보겠다”고 했다.

지난주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에서 타이틀방어에 성공하며 22개월 만에 우승한 임희정도 다르지 않았다. 임희정은 “민지 언니의 독주에 자극을 받았다”며 “민지 언니의 정신력은 KLPGA 탑이라 생각한다. 플레이에 있어 미련없이 정한 대로 치고, 후회하지 않는 것을 봤다. 나도 그러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임희정 [KLPGA 제공]

박민지와 패스트 팔로어들은 올시즌 최대규모 메이저 무대서 더욱 치열한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박민지는 시즌 7승과 함께 두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을 노린다. 박민지가 우승 상금 2억5200만 원을 차지하면 시즌 상금이 14억9910만 원으로 늘어나 박성현이 보유한 역대 한 시즌 최다상금 기록(13억3309만 원)을 뛰어넘게 된다. 투어 사상 첫 시즌 상금 15억원 돌파도 눈앞에 두게 된다.

박민지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항상 그랬듯이 1라운드에서 먼저 톱10에 들고 이후 우승을 목표로 공격적으로 경기하겠다”고 다부진 출사표를 던졌다.

2주 연속 우승을 노리는 임희정과 시즌 3승 사냥에 나서는 이소미, 4년 만에 정상탈환에 도전하는 오지현, 상금랭킹과 대상 포인트에서 2, 3위를 나눠 가진 박현경과 장하나 등이 박민지와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선수들도 우승 경쟁에 합류한다. 2015년 챔피언 노무라 하루(일본)와 LPGA투어 5승의 지은희, 박희영 등이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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