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집단 식중독 사태의 주범은 ‘비세척란’
뉴스종합| 2021-08-27 11:48

김밥집 집단 식중독’의 원인으로 지목된 살모넬라균과 관련,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비세척란이 주범인 것으로 파악됐다.

비세척 달걀 껍데기에 붙은 살모넬라균이 조리 과정에서 음식을 오염시킨게 아니냐는 설명이다. 식품업계는 비세척란 및 상온 유통 등 가금류 유통 사각지대를 없애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7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경기도 성남과 고양에 이어 파주에서도 김밥집을 이용하거나 배달음식을 먹은 주민들이 설사, 구토, 복통 등 식중독 증상을 보였다. 특히 고양시 소재 김밥집에서 음식을 먹은 20대 여성은 사망에 이르기도 했다.

보건당국은 집단 식중독 사태의 원인으로 달걀에 의한 살모넬라균 감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살모넬라균은 닭, 오리, 돼지 등 가금류의 장내에 서식하는 식중독균으로, 닭의 분변에 오염된 달걀에서 흔히 검출된다.

특히 식품업계에서는 살모넬라균이 달걀 중에서도 비세척란의 껍데기에서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달걀 껍데기에 있던 살모넬라균이 달걀을 깨는 과정에서 음식에 들어갔거나 달걀 만진 손을 씻지 않고 다른 음식을 조리하게 되면 칼이나 도마, 식재료 등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통 대형마트 등 시중에서 판매되는 계란은 차아염소산 나트륨 등 살균소독수로 세척해 냉장 보관·유통되다 보니 계란 껍질에 살모넬라균이 검출될 가능성이 적다.

하지만 일부 온라인몰에서 유통되는 비세척란은 세척 솔로 이물질을 닦아내는 정도에 그쳐 살모넬라균이 껍질에 그대로 남아 있는 확률이 크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또 유통 과정에서 한 번이라도 냉장 보관을 했다면 판매될 때까지 냉장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비세척란을 납품하는 양계 농가들이 상대적으로 영세하다 보니 ‘콜드 체인(Cold Chain, 저온 유통과정)’과 같은 체계적인 관리도 어렵다. 이와함께 비세척란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없어 소비자들이 구분하기 어렵다는 문제점도 있다.

그럼에도 자영업자들은 고공행진 중인 달걀 가격 때문에 비세척란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비세척란이 일부 온라인 식품 유통업체를 통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비세척란이나 영세 양계농장 등 가금류 유통 사각지대를 없애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총장은 “계란값이 비싸지다보니 신선한 계란을 구입하기보다 가격이 저렴한 비세척란을 납품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소비자 안전이 가장 우선이기 때문에 계란 유통과정에서 콜드체인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주희 기자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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