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가상자산시장도 ‘빅테크천하’…카카오·케뱅, 업비트 ‘동맹’
뉴스종합| 2021-08-30 11:45

빅테크와 인터넷전문은행의 위력이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발휘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가 1호 자격사업자가 될 확률이 높아지면서다. 세계 2위 가상자산거래소로 도약하게 될 업비트에는 카카오라는 거대 빅테크의 투자와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의 실명계좌 지원이 든든한 두 기둥이다.

업비트는 이달 20일 거래소 가운데 처음으로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를 마쳤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들 첫 번째로 신고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데, 업비트가 이런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신고를 진행한 것은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비트는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 가운데 독보적인 1위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이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4대 거래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업비트의 지난달 말 이용자 예치금 잔액은 5조2678억4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업비트에 이어 두 번째로 거래 규모가 큰 빗썸(1조349억2000만원)보다 다섯 배 넘게 많다. 미래 투자자인 10대 역시 업비트를 찾았다. 업비트의 10대 투자자 예치금은 35억7679만원으로 전체 10대 예치금의 88%를 차지했다.

업비트의 약진은 카카오와 케이뱅크에도 도움이 된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에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개인 투자사 카카오벤처스를 통해 42억원의 초기 지분 투자를 했다. 카카오도 2015년 33억원 규모의 투자를 더했다. 카카오와 카카오벤처스, 그리고 카카오 청년창업투자조합 등을 포함하면 상반기 기준 업비트에 대한 카카오 관계사의 지분율은 19%다.

업비트는 기업은행과 3년 간 제휴관계를 맺었으나 자금세탁방지 등 요소로 재계약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부터 케이뱅크가 기업은행 자리를 대신해 실명계좌 발급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업비트 덕분에 올 상반기에만 400만명의 고객이 늘었으며 7월말 고객 수 628만명, 여신 5조5100억원, 수신 10조6200억원을 기록 중이다.

최화인 금융감독원 블록체인 발전포럼 자문위원은 “전통 금융권에선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원하는 시스템을 하청을 통해 해결하는 경향이 있다”며 “기술적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가상자산 시장에 진입한 핀·빅테크 및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격차는 시간이 지나면 더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자연·홍승희 기자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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