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가상 쇼호스트가 옷 팔고, 3D아바타는 ‘대리 착샷’…진화하는 메타버스[언박싱]
뉴스종합| 2021-09-02 11:25
뉴발란스 ‘VR 팝업스토어’. 옷을 착용하고 있는 3D 아바타가 눈에 띈다 [뉴발란스 제공]
롯데홈쇼핑의 가상 모델 루시. 루시는 자신의 일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유한다. [루시 공식 SNS]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올해 가을/겨울(F/W) 신상품이 공개된 뉴발란스 VR 팝업스토어. 가상 매장에는 가로수길 매장과 똑같이 신제품이 걸려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매장 한 곳에 3D 아바타가 있다는 것이다. 이 아바타는 ‘대리 착용’이 가능해 실제 옷을 입었을 때 대략적인 길이, 폭을 가늠할 수 있다.

#쇼호스트를 꿈꾸는 ‘29살 가상 모델’도 있다. 산업 디자인을 전공한 디자인 연구원인 ‘루시’는 롯데홈쇼핑이 제작한 가상 모델이다. 올해 2월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플루언서로 활동해 왔으며, 현재 2만여 명의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루시’의 움직임, 음성 표현 등을 인간과 비슷한 수준으로 고도화해 쇼핑 서비스에 활용하고, 더 나아가 ‘가상 쇼호스트’로 활동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업들의 ‘메타버스(Metaverse·3차원 가상세계) 활용법’이 진화하고 있다. 현실과 가상세계의 상호 연동이 가능한 메타버스 특징을 활용, 소비자들의 실제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서비스를 구상하는 식이다. 현재는 실험 단계지만 정착될 경우 미래형 소비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성 편의점에 가상 모델·인플루언서까지 등장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자체 개발한 가상 모델 ‘루시’를 국내 최고 메타버스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과 손잡고 메타버스 사업에 속도를 낸다. 네이버제트 제페토에 입점하는 다른 유통기업들과 달리 콘텐츠 확장이 가능한 가상 모델 사업에 치중했다. ‘루시’는 롯데홈쇼핑이 메타버스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9월부터 자체 전문 인력을 통해 개발했다.

실제 촬영한 이미지에 가상의 얼굴을 합성하는 방식으로, 피부의 솜털까지 표현 가능한 하이퍼리얼리즘 모델링을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패션 문화 편집 공간 ‘무신사 테라스’에서 파워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진행한 체험 마케팅에 참여하는 등 대외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잠재적 미래 고객’인 Z세대(1990년대 중후반~2000년대에 태어난 세대)를 공략해 네이버제트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입점하는 브랜드도 계속 늘고 있다. 전 세계 2억명이 넘는 제페토의 이용자의 80%는 청소년이다. Z세대 선호도가 높은 랄프로렌, 구찌와 같은 패션 브랜드부터 편의점 CU 등이 입점했으며, 최근 네이버와 업무협약을 맺은 스타벅스코리아도 제페토에 입점할 예정이다.

기자의 제페토 캐릭터가 편의점에 들렀다 구찌 월드에서 옷을 입어보고 있다 [제페토 화면 캡처]
가상 공간에서 자유롭게 제품 홍보…수익도 기대

기업들이 메타버스 시장에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이유는 있다. 메타버스를 활용하면 기업은 가상과 현실 세계 양쪽에서 경제활동이 가능하다. 다만 현재는 제페토에 입점해 아바타 의상·소품을 개발하거나 전용 월드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기업을 홍보하고 있다. 제페토에 있는 CU제페토한강점은 편의점 내 상품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무료임에도 서비스를 이어가는 이유는 가상 세계에서 기업 제품을 접한 소비자들이 현실에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업계는 메타버스 시장이 정착될 경우 다방면에서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패션 기업의 경우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아바타 의상을 유료로 판매 중이다. 지난 5월 구찌는 메타버스 공간 로블록스에서 디지털 전용 가방을 실제 가방보다 비싼 4115(약 476만원)달러에 판매하기도 했다.

가상 모델 루시의 경우도 SNS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면서 모델료 등을 기대하고 있다. 루시를 개발한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루시가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다양한 대외활동을 통해 수익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현재 여러 기업들과 협업을 의논 중이며 홈쇼핑 내에서 루시가 수화 방송을 하는 모습도 보여드릴 예정이다”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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