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이준석 “尹, 본인은 떳떳하다고 해...사실이면 후보자격 위험”
뉴스종합| 2021-09-07 11:35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회동 후 윤 후보 관련 ‘고발사주 의혹’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을 두고 국민의힘 지도부가 ‘느슨한 방어’를 택했다. 당 지도부는 ‘후보 검증단 설치’ 카드로 대선 선주주자를 보호와 의혹해소에 힘쓰는 제스처를 취하면서도 진상규명 책임은 수사기관에 돌려 파장을 잠재우는 데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준석 대표는 윤 전 총장의 입장을 ‘인용’하고 관계자의 해명 및 당국의 조사를 촉구하는 ‘제3자’ 입장과 어법으로 ‘거리두기’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준석 대표는 7일 CBS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이 재직 당시 야당에 범여권 정치인들에 대한 고발을 청탁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본인은 ‘떳떳하다, 부끄러운 게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윤 캠프 측의 주장처럼 누군가 공작을 펼친 것이라면 “생태탕 시즌2”라면서도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후보로서 자격이 상당히 위험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당내 대선 선두주자를 보호하면서도 ‘거리두기’에 나선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캠프 차원에서 대응할 사안으로 보고 있다”며 “허위정황이 있는 만큼 금명간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대검의) 감찰결과가 나오면 국민들에게 공개하고 그에 미진한 점이 있고 의혹이 있다면 수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수사기관은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가 적절하다고 했다.

국민의힘의 ‘미적지근’한 방어태세 배경에는 제한된 정보가 있다.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당시 국민의힘은 ‘당무 감사’와 ‘후보 검증단 설치’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인터넷매체 뉴스버스에 제보했다는 당내 인물이 누구인지, 관련 문건의 실체가 있는지 파악하지 못했다. 고발을 사주받은 당사자로 지목된 김웅 의원과의 소통도 원활하지 못한 상태다.

이 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무감사를 하려면 당 공식기구라고 할 만한 사무처에 이첩된 기록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기록이 없다”고 했다. 김 의원에 대해서도 “만나기 어렵고 사건 초기 간략한 대화는 전화로 했다”며 “김 의원 본인이 잠적상태는 아니기에 언론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 얘기한 상황이라 기대 중”이라고 했다. 사안에서 한 발자국 물러난 셈이다.

윤 전 총장을 중심으로 캠프에 소속된 의원들은 이번 의혹을 ‘정치 공작’이라 규정하며 반박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윤 전 총장 캠프의 총괄실장인 장제원 의원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뉴스버스와 김 의원의 통화내용에서 “김 의원이 ‘윤 총장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답한 부분은 누락됐다”고 규탄했다. 윤 전 총장 측에서는 전날 뉴스버스 보도에 10가지 반박 근거를 담은 입장문을 공개하기도 했다.

문재연·신혜원 기자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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