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물건을 훔치고 이를 인증하는 ‘사악한 도둑질(devious licks)’영상이 틱톡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틱톡, 트위터 캡처] |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유행을 따라하는 ‘챌린지(challenge)’ 문화가 일부 청소년의 일탈 창구로 악용되고 있다. 챌린지는 유행하는 춤, 표정묘사 등 행위를 따라하는 SNS 놀이 문화로 출발했다. 그러나 일부 10대들이 도둑질, 강제로 기절하기, 안전장치 없이 뛰어내리기 등 문제성 챌린지 영상을 공유하고 나선 것. 동영상 플랫폼 측은 발견 즉시 삭제 조치하고 있지만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서는 이른바 ‘사악한 도둑질(devious licks)’ 챌린지가 유행해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화장실 비품을 훔치거나 파손하는 범죄 놀이가 인기를 끌었다.
틱톡에 ‘사악한 도둑질’이란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학생들이 화장실에 비치된 휴지, 손소독제, 비누, 비누걸이, 휴지걸이 등을 훔친 뒤 책가방에 넣어 학교를 빠져나오는 과정을 인증하는 영상이 다수 올라왔다.
해당 챌린지는 더 대범한 절도 행각으로 확대됐다. 10대들은 학교 밖으로 영역을 넓혀 도로 표지판, 소화기, CCTV 등 각종 물건에 손을 댔다. 도둑질 챌린지가 교내 인기를 끌자 일부 학교는 화장실 사용을 제한하고 정학과 퇴학 처분 등을 경고하며 엄포를 놓기도 했다.
해당 영상은 현재 틱톡에서 삭제됐지만 트위터, 유튜브 등 다른 SNS를 통해 공유되고 있다. 틱톡 대변인은 “안전하고 책임감 있는 커뮤니티를 위해 범죄 활동을 조장하는 콘텐츠를 허용하지 않는다”며 “관련 콘텐츠를 삭제하고 해시태그와 검색 결과를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으로 재정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재 물품을 훔치는 틱톡 챌린지 영상화면[틱톡, 트위터 캡처] |
학교 화장실 세면대를 훔치는 챌린지 영상[유튜브 캡처] |
앞서 무리한 챌린지 영상으로 10대 일부가 생명을 잃기도 했다. 인기를 끌었던 ‘기절 챌린지’는 목을 조르는 등 방법으로 의식을 잃을 때까지 숨을 참는 게임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 국가 10대들 사이서 유행, 올해 들어 4명의 청소년이 챌린지 도중 사망했다. 이밖에도 안전장치 없이 절벽·다리 위 등에서 바다로 뛰어내리기, 가연성 액체를 이용해 불을 붙이기 등 위험한 행위들이 공유됐다.
문제는 이 같은 챌린지가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확산된다는 점이다. 문제의 영상이 가장 활발히 공유되는 틱톡의 경우 10대 이용자가 다수를 차지한다. 와이즈앱이 2020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틱톡 내 10대 이용자 비중은 42.7%에 달한다.
관련업계에서는 성인에 비해 변별력이 낮고 트렌드에 민감한 10대 사용자들 중심인 만큼 문제성 챌린지가 재생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는 틱톡 내 폭력성·유해성·선정적 등 부적절 콘텐츠 게시물 신고가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 주2회 심의·의결을 통해 해당 플랫폼의 삭제 조치를 진행하지만 사후조치에 불과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10대가 무비판적으로 콘텐츠를 수용하지 않도록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진행하거나 플랫폼의 긴밀한 예방조치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틱톡 측은 문제의 챌린지가 발생할 경우 즉시 관련 영상을 삭제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밖에 청소년 보호 대책으로 ▷부모의 자녀 계정 관리 기능(검색 범위·댓글 제한, 추천 콘텐츠 제한) ▷만 16세 미만 사용자 계정 콘텐츠 '비공개' 옵션 기본 설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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