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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카드 빅데이터] 대장 아파트 생긴 곳, 학원비도 올랐다
뉴스종합| 2021-09-27 10:05

마포구 대흥동에 들어선 영어학원. 신축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곳에 대치동 출신 강사들 혹은 대치동 학원 분원이 들어서고 있다.[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성연진·박자연 기자] #금천구는 지난 2019년 롯데캐슬 골드파크 단지들이 입주를 마무리하면서 해당 구 내에서 84㎡(이하 전용면적)가 10억원을 넘는 첫 단지가 됐다. 입주 당시 같은 면적은 7억원대에 거래됐는데 9월말 현재 나온 매물 호가는 14억원이다. 랜드마크 단지가 생기면서 이 일대 학원비도 크게 올랐다. 금천구의 영어학원은 올 상반기 전년 대비 매출이 69.3% 늘었다.

# 마포구는 올 1분기 마포프레스티지 자이가 입주하며 마포래미안푸르지오를 제치고 대장주가 됐다. 지난해 말 84㎡가 20억원에 실거래되면서, 강남 외 지역에서 84㎡ 기준 20억원을 넘긴 두번째 아파트가 됐다. 이 아파트는 마래푸보다 학군 면에서 더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지 내 도보 이동 가능한 대흥역 일대 대치동 유명 입시 학원들이 하나 둘 분점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마포구의 영어학원도 올 상반기 전년 대비 46.6%매출이 증가했다.

강남 8학군이 아니라도 강북 신축 대단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학원가가 형성되면서, 덩달아 학원비 지출 증가가 나타나고 있다. KB카드의 개방형 데이터 비지니스 플랫폼 ‘데이터루트’ 분석자료에 따르면, 국어·영어·수학 등 과목별 단과학원 매출 상승률 상위 5구 가운데 송파구를 제외하면 모두 수년 새 대규모 재개발로 신축 아파트 단지가 등장한 강북지역이다.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 고소득 3040 세대가 거주하면서, 주변 학원가가 조성되고 교육비 지출이 늘어나는 것이다.

▶중·고등은 강남 가더라도 유·초등은 집근처= 서울 성동구 옥수동에서 7살 아이를 키우는 김 모씨는 “같은 단지 내 학부모와 이야기를 나눠보면 초등학교 3학년까진 동네에서 학원을 다니고, 이후엔 강남 지역으로 이동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성동구는 올 상반기 국어와 영어학원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50% 가까이 늘었다. 실제 이 지역 거주환경을 바꾼 래미안옥수리버젠 등이 입주 10년차 가까이 되면서, 입주 당시 신혼부부의 아이들이 초등학생이 되고 학원 시장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수학학원 매출이 21% 증가한 서대문구도 명지대학교 부근 DMC자이 단지가 조성되면서 일대 거주환경이 싹 바뀌었다. 대장주로 꼽히는 DMC파크뷰 자이의 경우 2015년 입주로, 3040 세대 거주민의 아이들이 사교육을 받기 시작하면서 교육비 지출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신길뉴타운이 조성된 영등포구에서 전년대비 국어학원 매출이 82.7%가 늘고, 흑석뉴타운으로 강북 84㎡ 첫 20억원을 돌파한 아크로리버하임이 있는 동작구에서 수학학원 매출이 26.7% 증가했다. 또 영어학원은 용산·금천·양천구에서 전년 대비 50%넘는 매출 상승을 기록했다.

주요 과목별 학원비 매출이 급증한 곳 중 일부는 학원가 조성 자체가 미미했던 때문도 있다. 업무지구가 밀접한 서울 중구는 국어학원 매출이 전년 대비 119%가 올랐는데, 학원의 건당 매출금액은 11만원으로 서울시내에서 가장 저렴하다. 수학학원 매출 증가율이 27.7%로 1위인 구로구도 학원비 단가가 평균 12만원대로 중구에 이어 서울시내 두번째로 낮다.

그러나 이 같은 일부 증가율 착시를 걷어내면, ‘거주요건 개선에 따른 교육환경 변화 및 지출 증가’를 가늠할 수 있다.

▶그래도 강남, 서초학원 단가 40만원 1위=‘학원비’ 자체가 높은 곳은 서초구로 집계됐다. 서초구는 종합학원을 포함한 올 상반기 평균 학원비가 40만1000원으로 나타났다. 이어 용산구(39만원) 관악구(33만5000원) 양천구(31만7000원) 마포구(31만5000원) 순이었다.

서울시 전체로 확대할 경우 올 상반기 학원의 건당 매출은 19만428만원으로 집계됐다. 건당 매출액이 최대 상승한 곳은 용산구로 전년(9만3000원)에서 39만원으로 4배 이상 늘었다. 용산구는 한남동, 이촌동 등 부촌을 중심으로 영어 유치원 등 영어교육 수요가 늘면서, 영어학원 매출이 1년 새 77% 늘어났다.

전국으로 확대하면 제주도의 학원 매출 상승률이 눈에 띈다. 제주는 1년새 학원 매출이 51.6%가 늘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해외 연수 등의 발목이 잡히면서 국제학교 수요 등이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산도 학원비 매출이 같은 기간 42%가 늘었다. KB국민은행 리브온에 따르면, 올 6월말 기준 부산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7.5%가 늘었다. 1년 새 아파트 매매가가 43.8%로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오른 세종도 학원 매출이 11% 증가하며, 사교육 인프라가 확대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yjsung@heraldcorp.com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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